신한금융 차기회장 '9명 사외이사'에 달렸다

신한금융지주 차기회장 최종 후보군이 설 연휴 직후 확정된다. 이에 따라 차기 회장 선임의 키를 쥐고 있는 9명 사외이사들의 표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 특별위원회(이하 특위)는 오는 8일 '제7차 회의'를 열고 4명의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을 압축할 예정이다. 특위는 지난달 29일 총 26명의 1차 회장 후보명단을 확정한 바 있다.


특위는 먼저 1차 투표를 통해 윤계섭 특위위원장을 포함한 9명 특위위원 전원이 각각 4명의 후보를 추천한 후 이 가운데 득표순으로 10명을 추린다. 압축된 10명을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실시, 각각 2명씩 추천해 많은 표를 얻은 순으로 4명의 후보를 숏리스트에 올릴 예정이다. 이후 14일 이들 4명에 대한 심층면접을 통해 단독후보를 추천, 21일 이사회에서 확정한다.

1차 후보군에 특위위원이 포함됐을 경우 해당 위원에 대한 투표권 부여 문제는 법무법인에 유권해석을 의뢰키로 한 상태다. 하지만 해당 위원에게 투표권을 부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1차 후보군에 포함된 류시열 회장직무대행도 본인에게 투표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26명의 1차 후보군에는 류 회장직무대행을 비롯 강만수 청와대 경제특보, 한택수 국제금융센터 이사회 의장,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 외부인사들과 고영선 화재보험협회 이사장, 이인호 전 신한금융 사장, 홍성균 신한카드 부회장, 한동우 전 신한생명 부회장 등 다수의 내부출신 인사가 포함돼 있다.


신한사태 당시 신 전 사장 측에 섰던 김요구, 정행남, 김휘묵, 히라카와 요지 이사 등 재일교포 사외이사들은 한 의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특위 전날 귀국한 사외이사 4명이 만나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재일교포 사외이사들이 한 의장에 힘을 싣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 이사장은 주(駐)일본 재무관을 지냈고 한·일친선협회중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일본통이다. 주일 재무관을 지내며 일본 금융당국 및 재계 인맥도 넓어 재일교포 이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문제는 4명의 재일교포 사외이사를 제외한 윤계섭 특위위원장, 류 직무대행, 전성빈 이사회 의장, 김병일 이사, BNP파리바 측 인사인 필립 아기니에 등 5명 사외이사들의 표심의 향방이다. 라 전 회장은 강 특보와 류 직무대행을 차기회장 후보로 밀고 있는 상태다.

전 의장은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의 추천을 받아 이사회 의장에 오른 인물이라는 점에서 라 회장 측에 설지 미지수다. 윤 위원장과 김 이사, 중립 입장을 표명해 오고 있는 필립 아기니에가 막판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변수다.

만약 전 의장이 김 교수에 표를 주고, 재일교포 VS 비 재일교포 구도가 형성될 경우 4대 4로 가부동수가 돼 경영진 '3인방'이 참여하는 21일 이사회로 공이 넘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