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내전 확산에도, 한국인 100여명 잔류할 듯"

리비아 내전이 수도 트리폴리 장악을 위한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 근로자 및 교민들의 탈출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철수 권유에도 100여 명의 근로자가 건설현장 보호를 위해 잔류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아 안전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1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리비아 교민·기업 보호 및 철수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리비아 잔류 교민·근로자는 466명이다. 이 가운데 253명은 그리스에서 임차한 선박을 타고 오는 6일 그리스 피레우스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밖에 100여 명이 육로를 이용해 이집트, 튀니지로 이동하고 있어 6일 이후에는 100여 명만이 리비아에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잔류 100여 명이 리비아를 탈출할지는 미지수다. 유성식 국무총리실 공보실장은 "정부는 리비아 교민·근로자 전원에게 철수를 권유하고 있지만 현지 판단에 따라 끝까지 남겠다는 인원도 일부 있을 것"이라며 "기업들은 필수인력이 현장에 남아 공사현장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리비아 대사관을 통해 잔류인원의 안전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철수를 희망할 경우 즉시 지원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해군 청해부대 최영함을 이용한 철수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2일 리비아 벵가지 항에 최영함이 도착하는데로 시르트-미스라타-트리폴리에 차례로 입항해 철수를 지원할 계획이다. 유 실장은 "리비아 정부가 군함인 최영함의 입항을 허가할지 확실치 않기 때문에 불허할 경우 보트를 활용해 최영함에 승선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리비아 상황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고 있어 현지 잔류 인원 보호와 추가 철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관계부처와 재외공관에서는 남아 있는 교민, 기업 주재원, 근로자들이 마지막까지 안전하게 철수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날 회의에서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가가 급상승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조만간 지식경제부가 관련 대책을 종합·발표하기로 했다.

김 총리는 "유가·환율·수출입·건설 및 플랜트 수주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세심하게 보완해야 한다"며 "기업 생산활동과 국민생활 불편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모든 국민이 에너지 절약에 자발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김 총리를 비롯해 윤증현 기재, 김성환 외교, 맹형규 행안, 김관진 국방, 정종환 국토, 최중경 지경부장관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