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아랍연맹, 리비아 사태 중재안 합의(종합)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잇달아 항전을 강조하면서 파국으로 치닫던 리비아 사태가 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이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랍지역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의 아무르 무사 사무총장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제안한 리비아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우호 국가들의 연합 구성을 검토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3일 보도했다.


무사 사무총장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차베스 대통령이 우호 국가들 연합으로 협상단을 꾸려 중재에 나서겠다는 방안을 전해듣고 현재 검토중이다"며 "중재안과 관련해 여러 나라의 지도자들과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일 아랍계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카다피가 차베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리비아 사태 중재안 구성에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안드레스 이자라 베네수엘라 정보장관도 자신의 트위터에 차베스 대통령이 전날 카다피와 대화했다고 전했다.

차베스 대통령이 제안한 중재안에는 라틴아메리카와 유럽, 중동지역 국가들이 리비아 지도자와 반대 세력 간 협상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베스 대통령은 앞서 지난 28일 TV연설을 통해 국제 중재안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라틴아메리카와 유럽 국가의 일부 정상과 중재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리비아 정부와 반정부 세력 간에 협상을 진행할 수 있도록 중재위원회를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어 "리비아에 해병대를 보내는 것보다 정치적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더욱 좋고, 인명이 희생이 계속되는 것을 보고 있기 보다는 협상단을 보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랍연맹에서 중재안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리비아 정부와 반정부 세력이 협상 테이블에 앉기까지는 걸림돌이 많다. 튀니지나 이집트와 달리 리비아에서는 반정부 세력을 이끄는 인물이나 사회기구, 노동조합 등이 없기 때문이다.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협상 수요 여부나 협상 대표자 선정을 놓고 내부 분열이 발생할 수 있다. 벵가지를 중심으로 시민군을 조직한 반정부 세력은 트리폴리 출격 시점을 놓고 내부에서 적잖은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리비아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국제 중재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이날 오후 4시3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 전자거래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은 전일 대비 0.93% 내린 배럴당 101.28달러를 기록 중이다. 전날 WTI선물은 정규 거래에서 102달러를 돌파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리비아 사태 여파 글로벌 오일메이저들이 생산을 중단함에 따라 리비아의 일일 원유생산량은 100만배럴이 줄었다. 소요사태 이전 일일생산량은 160만배럴에 달했다.

한편 이날 알자지라는 카다피와 무사 사무총장이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제안한 리비아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우호 국가들의 연합 구성에 합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사 총장은 수용 여부를 놓고 고심중인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