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셰 "인플레 위험 계속해서 감시"(상보)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7일(현지시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남겼다.

트리셰 총재는 이날 ECB의 기준금리 인상 공시 후 기자회견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의 상향 위험은 여전하다"며 "인플레 위험을 계속해서 매우 주의 깊게 감시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전히 부양적인 ECB의 정책을 조정하고 인플레이션 위험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은 필요했다"며 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트리셰 총재는 인플레를 야기한 핵심 요인으로 중동 지역 정정 불안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 이머징 시장의 원자재 수요, 유로존의 세율 인상 등을 꼽았다.

추가 금리 인상에 관해서는 "이번 금리 인상이 일련의 금리 인상 중 첫 번째가 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ECB는 중기적으로 물가 안정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을 수행하며, 물가 안정에 필요하다면 필요한 모든 것을 할 것"이란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트리셰 총재가 이날 ECB의 통화정책이 아직 매우 부양적인 기조를 보이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억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데 따라 ECB가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실시할 가능성도 여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내 2번의 금리 인상이 더 단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의 실비오 페루조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독일 등 견고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역내 국가의 상황으로 인해 긴축 정책을 실시할 것이라 결정했다"며 "금리 인상이 이르면 6월 전 한 차례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CB는 이날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은 1.25%로 인상했다. 이는 2008년 7월 이후 첫 금리 인상으로,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중에서는 첫 기준금리 인상이다.

ECB는 4.25%던 기준금리를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2008년 9월 3.25%로 인하한 뒤 2009년 4월까지 6회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한 후 1%의 기준금리를 23개월 간 동결해 왔다.

이 같은 ECB의 움직임은 지난달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가 인플레이션을 심각하게 경계하고 있다는 발언을 내놓으며 예상됐었다. 지난 주 발표된 3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보다 높은 2.6%의 상승률을 보이며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4개월 연속 ECB의 인플레 목표치 2%를 상회했다.

유로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로 강세 요인인 금리인상보다는 약세요인인 포르투갈 구제금융 신청이 더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트리셰 총재의 기자회견 이후 유로화는 낙폭을 다소 줄였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일대비 0.24% 하락한 1.4298달러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