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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전쟁 전선 잘못잡은 정부···유가 상승에 허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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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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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4.26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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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정부 정책으로 기름값 내릴 수 있다는 시그널 준 게 문제"

# 지난 22일(현지시간) 시리아에서 유혈사태로 수십 명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음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2달러 가까이 올랐다. 국내 휘발유 가격도 덩달아 상승했다. 정유사들이 정부 압박에 밀려 휘발유 가격을 리터당 100원씩 인하했지만, 연일 치솟는 국제유가에 그 효과가 흔적 없이 사라지고 있다.

석유가격 태스크포스(유가 TF)에 참여했던 공무원들은 할 말을 잃고 국제유가 그래프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처음부터 정부의 물가 잡는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25일 오후 4시 현재 현황(자료: 오피넷)
↑ 25일 오후 4시 현재 현황(자료: 오피넷)
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25일 전국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46.94원으로, 정유사들이 리터당 100원 가격인하를 발표한 지난 5일 1971.37원 보다 24.43원 떨어지는데 그쳤다. 정유사 가격 인하가 국제유가 상승 때문에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유사 압박 선두에 섰던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국제유가 때문에 서민들이 체감하는 유가하락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TF에 참여했던 공무원들은 속이 탄다. 활동을 마감한 TF가 더 이상 할 게 없는데, 몇 달에 걸친 TF 활동의 사실상 유일한 결과물인 기름 값이 다시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정부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리터당 100원씩 휘발유 가격을 내렸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하락해야 맞는데 국제유가가 오르고 있어 난감하다"며 "제발 조금이라도 떨어지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 안팎에선 애초에 물가대책 타깃을 잘 못 잡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올 초 이명박 대통령이 물가불안의 한 요인으로 기름 값을 지목하자 급하게 TF를 구성했지만, 방향이 틀렸다는 얘기다. 요란하게 출범한 TF가 3개월 가까이 들여다봤지만, 결국 휘발유 가격 안정에는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치솟는 기름 값을 잡기위해 특별조사팀을 꾸리겠다고 나섰다가 며칠 만에 "기름 값을 잡을 요술방망이(magic bullet)는 없다"고 꼬리를 내린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에 금이 갔다는 것이다. 유가TF에 참여한 민간 전문가는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상황에선 정유사들의 가격인하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정부가 개입해 가격을 내릴 수 있다고 시그널을 준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유사들이 리터당 100원을 인하했더라도 그게 모두 반영되긴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며 "유류세 인하 등 다른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타이밍에 문제가 있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를 잡으려고 미시정책과 거시정책을 모두 내놨지만 결국 통하지 않고 있다"며 "해외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유가대책도 결국 타이밍이 맞지 않은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 안팎에선 유류세 인하에 대한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계속 상승한다면 결국 유류세를 내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에 이르면 결국 유류세 인하도 휘발유값 안정 카드로 나올 것"이라며 "과거에 유류세를 내렸을 때 별 효과를 보지 못한 경험이 있어 신중할 수밖에 없지만, 지금 남은 건 이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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