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렁탕 들었다던 신라면블랙, 진라면과 차이없네

농심의 프리미엄 라면 신제품 '신라면 블랙'이 허위·과장 광고를 한 혐의로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설렁탕 한 그릇의 영양을 담았다며 기존 라면보다 두 세배 높은 가격을 받아왔지만 대체로 허위이거나 과장된 광고라는 것이 감독당국의 판단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농심 (390,500원 ▼9,000 -2.25%)이 신라면블랙에 대해 허위·과장 표시와 광고를 한 것으로 인정해 시정명령을 하고 1억5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라면블랙 제품 포장지에 표시돼 있는 '신라면블랙은 설렁탕 한 그릇의 영양이 그대로 담겨 있다'라는 내용과 '신라면블랙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비율이 가장 이상적인 영양균형을 갖춘 제품' 이라는 내용을 수정하거나 삭제하도록 명령했다.

농심은 지난 4월 신라면블랙을 출시하고 '신라면블랙은 설렁탕 한 그릇의 영양이 그대로 담겨 있다'라는 내용과 '신라면블랙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비율이 가장 이상적인 영양균형을 갖춘 제품'이라는 내용, '신라면블랙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비율이 62:28:10으로 완전식품에 가까운 식품'이라는 내용의 광고를 해 왔다.

농심이 제품 포장지에 표시한 내용

농심이 34개 신문을 통해 광고한 내용

공정위에 따르면 설렁탕 한 그릇과 비교한 신라면블랙 한 개의 영양가는 탄수화물 78%, 단백질 72%, 철분 4%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소비자들이 과다 섭취 문제를 경계하고 있는 지방은 오히려 신라면블랙이 설렁탕에 비해 3.3배이고, 나트륨의 함유량도 1.2배에 이르러 설렁탕 한 그릇의 영양을 그대로 담았다는 표시는 과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신라면블랙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비율이 가장 이상적인 영양균형을 갖춘 제품'이라는 광고는 과장됐다는 지적이다.

공정위는 "3대 영양소 섭취의 이상적인 비율은 개별소비자의 연령, 활동량, 생리적인 특성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며 "3대 영양소의 비율이 62:28:10인 신라면블랙이 이상적인 영양비율로 작용할 수 있는 소비자는 전체 소비자중 극히 일부의 소비자에 한정되고, 개별소비자의 건강에 이상적이라는 것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신라면블랙이 완전식품에 가깝다는 광고도 허위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신라면블랙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고협압, 뇌줄중, 심근경색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나트륨을 과도하게 함유하고 있어 콩이나 저지방 우유 같은 완전식품에 가까운 식품처럼 빈번하게 섭취할 것을 권장될 수는 없다"며 "완전식품에 가까운 식품으로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만약 신라면블랙이 완전식품에 가까운 식품이라면 기존 신라면 뿐만 아니라 설렁탕, 비빔밥, 자장면 등 대부분의 식품이 완전식품에 가까운 식품이 된다는 것이 공정위의 지적이다.

최무진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은 "신라면블랙의 소비자가격은 1300∼1400원대인데 이는 경쟁제품인 진라면의 소비자가격 600원∼700원대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가격"이라며 "반면 영양가 측면에서는 신라면블랙과 비교한 진라면의 영양수준은 90% 이상으로서 신라면블랙이 진라면에 비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신라면블랙은 기존의 신라면에 비해 품질이 고급화 된 정도에 비해 판매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됐다"며 "객관적으로 접근해볼 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