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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전 다산처럼…시간이 유배된 땅 '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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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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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8.1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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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답사 1번지' 강진]

[편집자주] 남도의 햇살은 대지를 불태울 것처럼 뜨겁다. 월출산을 지나면 '남도답사1번지'로 잘 알려진 강진이 나온다. 강진은 장흥과 더불어 시골스런 풍광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다. 강진은 또한 이야기가 넘치는 곳이다. 실학사상의 거두 다산과 혜장의 우정 차의 성인 초의선사 남도의 진한 사투리로 서정을 노래한 영랑 그리고 푸른 빛 청자에도 사연을 담고 있다. 길을 따라 나서면 곳곳에 남도의 열정과 인심이 숨어 있는 강진여행.

- 다산 초당~백련산 이어지는 오솔길
- 혜장선사와 나눈 우정처럼 정겨워
- 강진 곳곳에 다산의 10년 유배 흔적
- 남도 대표 서정시인 김영랑 생가도


▲백련사 전경
▲백련사 전경

◇다산초당과 백련사 그 유구한 이야기
강진 곳곳에는 다산 선생의 흔적들이 면면히 깃들어 있다. 그중에서도 실학사상의 산실이 된 곳이 바로 다산초당이다. 다산 선생은 '황사영 백서사건'으로 강진에 유배되어 1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내게 된다.

다산 선생이 연루된 황사영 백서사건은 천주교신자 황사영이 중국 천주교회 북경교구의 천주교 주교에게 혹독한 박해의 전말보고와 그 대책을 흰 비단에 기입한 밀서가 발각된 일을 말한다.

황사영이 정약용 선생의 (배다른) 맏형인 정약형의 사위되는 사람이니 다산은 물론 형제들에게도 불똥이 튀고 말았다. 정약형은 물론 손위 형 적양종은 참수를 당하고 둘째 형 정약전은 흑산도로 정약용은 강진으로 뿔뿔히 흩어져 유배를 가게 된 것.

정치적 유배를 당하게 되면 삶의 의지마저 잃게 되는 사람들이 많지만 다산은 달랐다. 다산초당에서 생활하면서 후학들을 가르쳤다. 베트남의 영웅 호치민이 가장 애용하고 지금까지도 목민관들이 즐겨 탐독하는 목민심서를 비롯해 경세유표 흠흠신서까지 무려 600여권의 책을 저술한 것도 유배 10년 동안의 일이었다.

다산초당은 다산 선생의 담백한 성격답게 아담하면서도 고졸한 맛을 풍긴다. 제자들이 학문탐구에 매진했던 부속건물인 서암외에는 이렇다 할 건물도 없다. 마당앞에는 자그마한 반석이 놓여있다. '차를 끓이는 부뚜막'이라는 뜻의 '다조'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이곳에서 자생차를 솔방울을 지펴 차를 끓였던 곳이라고 한다.

초당 서편에는 선생이 '정석(丁石)'이라고 글씨를 새겨놓은 '정석바위'가 있고 초당 뒤편 맑은 샘이 흐르는 약천이 살림살이의 전부다. 초당 옆의 연못만이 선생의 가장 큰 호사였다. 바닷가의 돌을 직접 가져와 만든 연못에는 조그만 봉을 쌓아 '석가산'이라고 하고 나무 홈통을 이용하여 산 속 물을 떨어지게 만들어 '비류폭포'라 이름지었다.

동암에서 조금 뒤편에는 '천일각'이 있다. 다산은 특히 형 정약전과 우애가 돈독했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흑산도로 유배간 형을 그리는 마음을 다스리려 올라가던 누각은 쓸쓸하면서도 아름답다.

다산초당에서 백련사까지 이어지는 오솔길은 다산유적지의 정수다. 도보로 겨우 20여 분에 지나지 않는 길이지만 동백나무와 차나무가 서로 어울려 짙은 향기를 뿜어댄다.

이 길을 다산은 혜장선사를 만나러 가기 위해 오갔다. 한여름 녹음이 뿜어내는 싱그러움과 뜨거운 햇살조차 부드럽게 감싸안는 오솔길에 들어서면 삿된 생각이 스르르 힘을 잃고 수풀 속으로 사라져간다.

정약용과 교류했던 혜장선사는 30세 젊은 나이에 대흥사 제12대 대강사를 지낸 학식과 도력이 높은 스님이었다. 유배를 와서 우연히 만나게 된 다산과 주역논쟁을 벌이다 도저한 다산의 학문세계를 깊이 흠모하게 되고 이후 두 사람은 '아름다운 만남'을 이어간다.

다산도 그와의 만남을 기꺼워했다. "삼경에 비가 내려 나뭇잎 때리더니/ 숲을 뚫고 횃불이 하나 왔다오/혜장과는 참으로 연분이 있는 지/절간 문을 밤 깊도록 열어 놓았다네" 다산의 시에는 혜장과의 인연에 얽힌 글들이 많다. 차를 좋아했던 다산이 혜장에게 차를 보내달라고 조르는 인간적인 면모까지 엿볼 수 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오솔길을 오르내리며 학문을 주고받고 외로움을 나누고 인간적인 흠모를 보냈다. 두 사람의 아름다운 우정처럼 길은 그렇게 정겹다.

혜장이 머물렀던 백련사는 고려시대 귀족불교에 맞서 절을 중창했던 요세가 일반백성과 귀족 모두를 두루 아우르는 신앙운동을 전개했던 곳이다. 백련결사라고도 불리는 이 천년고찰은 불교개혁의 상징같은 곳이기도 하고 혜장스님이나 차의 성인으로 불리는 초의 선사 등이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다.

고졸한 절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부처님의 염화미소처럼 온기가 가득 피어 있다. 향긋한 차 내음같은 목탁소리가 절을 돌아 야트마한 만덕사까지 울리고 합장하는 사람들의 손끝에는 정성어린 기원이 한 가득하다.

▲영랑의 생가
▲영랑의 생가

◇영랑 김윤식 푸른 눈의 조선인 하멜
강진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인물은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김영랑이다. 찬란한 슬픔의 봄을 갈구했던 대표적인 서정시인 영랑은 강진의 정서를 대변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1985년 복원한 영랑생가는 초가지붕의 단촐한 모습을 하고 있다. 영랑의 대표시가 새겨진 비문이 없다면 예전 시골에서 흔히 보아온 풍경에 다름 아닐 것이다.

영랑 김윤식 선생은 남도를 대표하는 서정 시인이기도 하지만 강진 독립운동사에 중요한 인물이기도 하다. 1919년 기미독립운동이 일어나자 고향에 내려와 강진의 독립운동을 주도하다가 일본 경찰에 발각되어 6개월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그의 시는 특히 구수한 남도 사투리가 그대로 드러나 시어가 정겨우면서도 입에 착 붙는다. 한국 무용의 전설 최승희가 그의 연인이었던 것도 곧은 절개의 사나이다움을 흠모했음이리라.

▲하멜의 나라 네델란드 풍차를 재현한 모습 하멜기념관 내부
▲하멜의 나라 네델란드 풍차를 재현한 모습 하멜기념관 내부

전통깊은 강진에서 하멜의 흔적을 만난다는 것은 다소 의외의 일이다. 우리나라를 서양에 처음으로 알린 '하멜보고서'의 헨드릭 하멜은 사실 일본을 가려고 했다. 당시 일본은 서양인들에게 '지팡구'(일본의 옛이름)' 에는 황금이 길거리에 굴러 다닌다'고 알려졌다.

제주도에 표류했던 하멜이 억류되었던 13년 동안 무려 7년을 지낸 곳이 바로 강진이다. 가진 병영면 성동리 일대에 '전라병영성'은 그가 주로 머물러 있던 곳이다.

▲하멜이 억류되어 있었던 병영성의 전경
▲하멜이 억류되어 있었던 병영성의 전경

억류상태에서 풀려난 하멜은 자신이 한국에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조선의 지리와 풍습 정치체제의 세밀한 모습을 기록했다. 이것이 바로 '하멜표류기' 책에는 강진의 소소한 일상들이 마치 일기처럼 기록되어 있다. 기근이 났을때 주민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도 나오고 자신이 연을 맺은 스님과 병사들과의 이야기도 나온다.

당시에는 억류자의 신분이었지만 이후 하멜은 강진에서 역사적 인물이 되었다. 하멜기념관이 세워지고 동상이 서고 그의 책이나 일기가 전시되고 있다. 하멜이 쌓았다는 네델란드식 돌담길은 등록문화재가 되어 지금도 남아 있다.

▲마량포구의 저녁 풍경
▲마량포구의 저녁 풍경

◇쓸쓸한 마량포구 낭만에 대하여
바다가 노랗게 물들다 회색으로 사그러들었다. 원래는 피빛처럼 붉은 노을이 포구를 감싸안아야 하는데 해가 구름속에 갖혀 빛을 다 피우지 못했다. 어선들은 모두 항에 모여 있고 더 이상 떠날 사람들은 없다.

쓸쓸해서 아름다운 포구에는 비린 생선내음이 스치고 지나간다. 그렇게 어둠이 몰려오고 포구는 이제 잠자리를 준비한다. 포구를 잠재우듯 바다는 조용히 일렁거리고 사람들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축제 기간중 머그컵을 직접 조각하는 모습
▲축제 기간중 머그컵을 직접 조각하는 모습

<강진청자축제>

'대한민국 대표축제'에 선정될 정도로 유명한 강진청자축제는 청자빚기 체험과 국제학술세미나 등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오는 8월7일까지 고려청자도요지에서 열리는 축제기간에는 매일 고려 왕실 행차퍼레이드가 펼쳐진다.

디지털 음악회와 전국 어린이 점토빚기 경진대회 사물놀이 대학생물레성형경진대회 즉석경매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동학개미군단' 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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