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은 반등 온다…최악은 실물타격"

"시장이 원하는 수준의 조치가 나오면 한 번은 의미 있는 반등이 올 것으로 본다. 반면 사태가 방향을 못 잡고 표류하면 2008년 금융위기가 되풀이될 수도 있다."

윤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5일 국내외 증시의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외부악재가 어떻게 실마리를 풀어가느냐에 따라 '최상'과 '최악'의 시나리오로 갈릴 것이라고 답했다.


◇"11월 G20 전후가 관건…반등기회도"

윤 센터장은 "지금 증시는 글로벌 악재해결에 대한 기대감과 실망감이 엎치락뒤치락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시장압력이 점차 강해지면서 정책적인 조치가 나오겠지만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가 불확실해 시장이 요동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11월까지는 코스피 1600선을 바닥권으로 하는 변동성 확대 장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게 윤 센터장의 견해다. 11월 G20 정상회담 이전에 문제해결 방식을 두고 회원국 간에 많은 이야기가 오갈 것이며 의견이 수렴되는 과정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 센터장은 "만약 11월에 시장이 수긍할 만한 조치가 도출된다면 문제가 해결국면에 진입했다는 기대심리로 현금유동성을 손에 쥔 외국인들이 (위험자산) 투자에 나서고 국내증시로 돌아오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환율이 보다 안정 국면에 접어들고 코스피도 한 번은 의미 있는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실적과 소비심리에 압력을 가하던 외부악재가 걷히면서 내년 경제에도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도 한층 완화될 수 있다.

◇"그리스 디폴트+실물경제 타격 땐 금융위기 재현"

문제는 그리스 사태가 해결되지 못하고 이미 3~4개월간 지속된 불안한 경제상황이 11월까지 이어질 경우다. 이 과정에서 기업이익, 가계소비 등 실물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경우 내년까지도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윤 센터장은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고 유로존을 떠날 경우 생각지 못한 리스크가 불거져 가뜩이나 불안한 상황에서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변국으로 불확실성이 급속히 확산될 수 있다"며 "이는 유로존 주요 은행부실로 이어져 2008년 리먼 브라더스 부도로 촉발된 금융위기와 맞먹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금융위기와 유사한 상황이 되풀이될 경우 환율급등은 물론 글로벌 증시 전반의 폭락을 피해갈 수 없다. 외국인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가 심화되면서 국내증시에도 자금이 과도하게 유출되며 코스피 지수가 1400~1500포인트 이하로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유럽사태가 계속해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표류하는 사이 실물경제에 미친 악영향이 부각되며 기업실적 부진, 소비심리 침체가 동시에 수면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과 실물 모두 침체에 빠지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는 것.

윤 센터장은 증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11월 전후가 돼야 가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일단은 최악의 사태로 치달을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다.

시장이 다행히 산재한 악재를 해결하고 반등 국면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 금융주와 경기민감주, 수출주 가운데 낙폭이 컸던 종목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윤 센터장은 "길게 보면 2012년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지가 고민"이라며 "성장률은 당초보다 안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떤 종목이 투자매력이 있을지 고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