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혼란..총리 퇴진 압박속 국채금리 위험수준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새롭게 대두되면서 이탈리가 국채 금리가 위험 수준까지 도달한 가운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31일(현지시간) 또 다시 사퇴 압박에 직면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인 중 한명인 페라리의 루카 디 몬테제몰로 회장은 이탈리아 일간지 '라 리퍼블리카'에 기고한 글에서 이탈리아는 "돌아올 수 없는 지점"에 도달했다며 국가의 화합을 위해 총리는 길을 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 국민들의 예금과 사회통합, 유로존에서 이탈리아의 자격이 모두 위험에 처해있다"며 "우리는 정치상황의 자연적 진화를 기다릴 시간이 없다. 총리는 국가를 지키는 유일한 길은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날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한 때 6.169%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마감 금리는 7bp(bp=0.01%) 오른 6.0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월 이탈리아가 유럽중앙은행(ECB)에 지원을 요청했을 당시의 수준이다.

특히 ECB는 이날 이탈리아 금리 상승을 막기 위해 이탈리아 국채를 매입했지만 금리의 상승세는 멈추지 않았다. 이에 따라 독일과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 금리차는 22bp 확대된 404bp를 기록했다.


금리의 상승은 유로존 재정위기를 해결하고, 위험 상태에 들어간 이탈리아의 상황이 유로존 전체를 위협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지난주 마련한 포괄적 합의안에 대한 시장의 확대된 의구심을 보여준다.

이탈리아 은행권은 국채 시장에서의 긴장으로 은행은 이자비용이 상승하는 위험에 처했고 기업들은 이미 투자를 위해 자금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최대의 소매은행 인테사 산 파올로의 지오반니 바졸리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국채 시장에서 긴장이 계속되다면 신용 경색의 위험은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8일 이탈리아 재무부는 30억8000만유로어치의 2014년 만기 국채를 발행했다. 낙찰 금리는 4.93%로 2000년 12월 이후 최고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앞서 지난달 29일 입찰 때의 4.68%보다 높아졌다. 입찰 경쟁률은 1.35대 1로 이전의 1.36대 1보다 낮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탈리아는 경제 성장률 둔화로 내년에는 리세션(경기후퇴)에 빠져들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경우, 2013년까지 재정 균형을 맞추려는 정부의 목표는 달성하기 힘들어진다. 이탈리아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