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화 그 대사, 미술관에서 다시 만나요!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 전시실 입구 전경. 로버트 인디애나의 작품 'LOVE' (Red Blue, 1966~2000, 폴리크롬 알루미늄, 91.4x91.4x46㎝)와 함께 한쪽 벽면을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의 장면으로 꾸몄다. (사진제공=서울미술관)

↑서울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러브액추얼리' 전시실 전경.

↑오정선의 'Another Way of Seeing II', 2013, 여러 도수의 안경알, 투명 끈, 가변크기.

"왜 여자와 남자가 이끌리게 되는지 생각해본 적 있어?"
"아마도 분위기로 이끌리는 거라고 생각해.
성격이나 외모 이전에 먼저 분위기가 있어."
"분위기."
"그 사람이 주변에 담고 있는 분위기 그런 동물적인 걸 난 믿고 있어.
말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분명히 있어."
"설명할 수 없어서 멋진거야."

미나모토 타카시 감독의 영화 <도쿄타워>에 나오는 대사다. 미술관 한쪽 벽에는 이 문구가 쓰여 있고 바로 옆에는 남녀가 처음 주고받는 시선을 상징하듯 수많은 렌즈가 발처럼 엮여 걸려있다. 오정선의 작품 'Another Way of Seeing Ⅱ'이다.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이 있듯, 그저 내 눈에 비쳤기 때문에 당신은 사랑스럽게 보인다고 말하는 것 같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관장 이주헌)이 6가지 빛깔의 사랑이야기를 풀었다. 'Love Actually'(러브 액츄얼리)란 제목으로 지난 14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에서 발췌한 대사와 작품을 하나로 묶었다. 사랑의 시작(혹은 첫사랑), 소년 소녀의 순수한 사랑, 영원한 사랑, 육체적인 사랑(혹은 에로티시즘의 유혹), 집착과 소유로 일그러진 사랑, 사랑이 끝난 후 등의 내용을 담았다.

각각의 섹션은 내용에 따라 △사랑해도 될까요?(유리상자) △소년, 소녀를 만나다(샤이니) △그대와 영원히(이문세) △유혹의 소나타(아이비) △미친 사랑의 노래(씨야) △사랑 그 후(조민기) 등 사랑의 관념을 구체적으로 전하고자 대중가요의 제목을 땄다.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와 미술작품을 연관시키니 전시장 곳곳이 쉽게 눈에 들어온다. 미술작품을 보다가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했던 기억이 한번쯤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느껴지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누군가와 함께 갔다면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관람객들을 위한 '키스존'도 마련했다. 아직까지 용기를 내지 못한 커플은 미술관에서 첫 키스의 추억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분위기 내기에 충분하다. 전시는 6월16일까지. 성인 1만원, 초중고생 7000원, 어린이 5000원. (02)395-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