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40차례…예보의 제주銀 지분 매도 '러시'

예금보험공사가 제주은행 (12,300원 ▼310 -2.46%) 지분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예보는 당초 블록딜을 구상했지만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서 장내에 소량씩 매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제주은행의 최대주주인 신한금융지주 역시 추가적인 지분 인수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예보가 꾸준히 제주은행 지분을 장내에 팔고 있는 이유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2010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총 153차례 제주은행 지분을 장내에 매도했다. 예보가 이 기간에 매도한 제주은행 주식수는 99만3879주다. 1회 평균 6495주씩 매도했다는 의미다. 소량 위주의 장내매도다. 이 과정에서 예보의 제주은행 지분은 21.43%에서 16.94%까지 줄어들었다.


예보는 2010년 10월 제주은행 주식의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장내매도 방식을 선택했다. 제주은행은 소액주주 비중이 10% 미만이라는 이유로 2009년 4월 관리종목에 편입됐다. 실제로 2009년 말 기준 제주은행의 소액주주 비중은 3.57%에 불과했다. 예보는 제주은행의 관리종목 탈피를 위해 꾸준히 보유 주식을 처분했다.

이에 따라 제주은행은 올해 초 관리종목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예보의 매도세는 꾸준히 이어졌다. 올해만 총 40차례에 걸쳐 장내매도에 나섰다. 처분 주식수도 한차례에 10주에서 5만주까지 다양했다. 기회만 닿으면 처분했다는 의미다. 그만큼 수요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제주은행은 유동 주식수가 적어 투자자들의 매력을 끌지 못하고 있다.

예보 입장에서는 제주은행 보유지분을 블록딜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이 역시 만만치 않다. 제주은행의 최대주주는 지분 68.88%를 보유한 신한금융지주다. 제주은행은 2002년 신한금융지주에 편입됐다. 신한금융지주가 예보의 제주은행 보유지분을 가져오면 이상적이지만, 신한금융지주의 입장은 회의적이다.


제주은행의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는데다, 신한금융지주가 추가적인 지분 확대에 나서면 제주은행의 유동주식수는 오히려 더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제주은행의 지분을 확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 외에 예보의 제주은행 보유지분 인수 후보자는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