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채권펀드로 초과수익 노려볼까

#투자자 A씨는 만기가 돌아올 자금의 투자처를 찾느라 분주하다. 금리가 1%대인 CMA(종합자산관리계좌)에 넣어두자니 돈이 아깝고 주식형펀드에 가입하자니 코스피가 여전히 박스권에 갇혀있어 불안하다.

올 들어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인하되면서 갈 곳을 잃은 돈들이 표류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메자닌펀드, 중장기 국공채펀드 등 안정적이면서도 일반 채권형펀드 대비 추가 수익을 노릴 수 있는 틈새상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MMF(머니마켓펀드) 잔고는 96조2381억원으로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초 66조5053억원에 비해 대기성 자금이 약 30조원 불어났다. 올 상반기에 인기를 모았던 중국 위안화 예금과 브라질 채권 등이 환율 변동에 자금 유입이 주춤해지며 투자를 대기하는 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모두 갖고 있는 메자닌펀드가 시중 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메자닌펀드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 주식 관련 사채에 투자하는 펀드다. 메자닌(Mezzanine)은 주택 1층과 2층 사이 중간층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다. 메자닌펀드는 편입한 종목의 주가가 오르면 사채의 평가가격이 뛰어 펀드 수익률이 상승하게 된다.

메자닌펀드는 지난해 8월말부터 분리형BW 발행이 금지되면서 위축될 것으로 우려됐지만 예상과 달리 증가하는 추세다. 메자닌펀드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KTB자산운용은 올해 들어서만 27개의 사모 메자닌펀드를 신규 설정했다. 지난해 18개에 비해 50% 증가했다.


올해 중소형주들이 강세를 보인 덕에 수익률이 20%를 웃도는 메자닌펀드들도 속출하고 있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이 집계한 82개의 사모 메자닌펀드 중 연초 후 수익률이 20%를 웃도는 펀드는 18개에 이른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메자닌펀드는 보통 8~10종목의 사채를 편입해 압축적인 중소형주 펀드 성격을 갖는다"며 "이번주에도 추가 설정이 예정돼 있어 올해 신규 설정하는 메자닌펀드는 30개가 훌쩍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가 출렁이면서 중장기 국공채 펀드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ABF Korea 인덱스는 평균 듀레이션(가중평균 잔존만기)이 5.5년으로 비교적 중장기인 국공채, 준국채 등에 투자하는 펀드다. 채권 가격은 금리가 하락하면 반대로 오르게 되는데 듀레이션이 길수록 금리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올 들어 한국은행이 두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덕에 삼성ABF Korea 인덱스의 올해 수익률은 7.59%에 달한다.

윤상아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삼성ABF Korea 인덱스는 시중에 나와 있는 공모형 채권펀드 중 듀레이션이 가장 긴 펀드 중 하나"라며 "최근 일본은행(BOJ)의 추가 양적완화에 따른 엔화 약세로 한국은행이 추가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시각이 힘을 얻으면서 채권가격은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적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되든, 되지 않든 금리 인하 기대에 대한 심리가 남아있는 한,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금리가 반등하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