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원엔 동조지속, 살아나는 투심

12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00원을 돌파했다. 엔/달러환율이 115엔을 넘어서는 등 엔저현상이 심화되고 있지만 이에 연동해 원화약세도 지속되고 있다. 엔저로 수출주 실적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원·엔 동조흐름이 지속되면서 점차 수그러드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0.39% 오른 1970.70를 기록하고 있다. 장중고점 기준이나마 코스피가 1970선에 오른 것은 지난달 8일(1974.27) 이후 한달여만에 처음이다. 유로존 경기둔화 우려, 미국 양적완화 종료에 일본 추가양적완화로 인한 환율우려로 몸살을 앓았던 코스피는 차근차근 저점을 높여가고 있다.


이날 강세의 주역도 역시 대형주들이다. 현재 코스피 대형주지수는 전일 대비 0.5% 오르며 지수전체 상승률을 웃돌고 있지만 중형주지수, 소형주지수는 약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수출주 위주의 대형주들이 이날 지수전체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얘기다.

상승률 상위종목에서도 대형수출주의 강세가 확인된다. 자체개발 바이오시밀러 시판허가 호재가 나온 한화케미칼 (30,950원 ▲950 +3.17%)이 상한가로 치솟았고 카프로, 송원산업, LG화학 (398,000원 ▼6,000 -1.49%) 등 화학업종 대형주들이 4~11%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두산중공업 (18,050원 ▼50 -0.28%), 두산인프라코어 등 기계업종과 SK이노베이션 (107,700원 ▼2,000 -1.82%) 등 정유주, 대우조선해양 (32,050원 ▼850 -2.58%), 현대중공업 (134,500원 ▼3,200 -2.32%) 등 조선주, 세종공업 (5,860원 ▼10 -0.17%), 현대위아 등 자동차 부품주들도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화학, 기계, 자동차부품 등 업종은 지난 9월하순 이후 지속된 약세장에서 낙폭이 컸다는 공통점이 있다.


엔화만 홀로 약세로 치달을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기업과 경합도가 높은 우리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은 이달 초 증시를 억눌렀던 요인이었다. 하지만 우리 당국이 원/달러환율을 엔화환율에 동조해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고 실제 원화와 엔화는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말 BOJ(일본중앙은행)의 추가양적완화 발표와 함께 엔/달러환율은 108.86엔에서 112.36엔으로 급등했고 이달 11일엔 115.72엔까지 올랐다. 원/달러환율 역시 10월30일 1055.45원에서 31일 1068.50원으로 급등한 데 이어 이달 11일에는 1091.60원까지 올랐고 12일에는 장중 1102.50원까지 치솟았다.

글로벌시장에서 더 중요한 것은 원/엔환율의 동향이다. 지난달 중순 원/엔환율은 1001.79원이었지만 같은 달 30일에는 968.40원으로 떨어졌고 이튿날인 31일 BOJ의 추가양적완화 발표가 있던 날에는 재차 957.66원으로 떨어졌다. 엔화대비 원화의 고평가 현상이 지속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달 들어 원/엔환율은 지난 11일 946.50원으로 저점을 찍은 데 이어 이날엔 950원선을 회복했다. 엔화대비 원화 고평가에 대한 우려도 그만큼 줄어들 여지가 생겼다.

증권가에서도 환율환경이 개선되는 조짐에 맞춰 조금씩 긍정적인 멘트들이 나오고 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하락의 원인이었던 달러강세 등 금융시장의 혼란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개선되고 있는 수출동향도 최근 반등장세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원/달러환율이 상승하며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엔약세로 인한 경쟁력 약화 우려가 상존하겠지만 원/달러환율의 상승으로 엔약세 부담을 일정부분 상쇄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