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파스 등 터치패널 업체의 추락...이유는?

국내 터치스크린패널(이하 터치패널) 분야를 대표하는 업체 두 곳이 나란히 실적악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등 주요 거래처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예상에 미치지 못한 것이 주된 이유다. 여기에 중국 터치패널 경쟁사들의 저가공세가 더해지면서 이중 악재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멜파스 (151원 ▼119 -44.07%)와 에스맥 (1,009원 0.00%)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액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들 업체는 같은 기간 손실을 확대하거나 적자로 전환하는 등 수익성도 악화됐다.

멜파스는 3분기 누적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63.0% 줄어든 2241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도 168억원을 내며 전년 동기 39억원의 손실대비 적자폭을 키웠다.

에스맥 역시 3분기 누적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58.3% 감소한 1790억원에 머물렀다. 손실도 13억원을 내며 324억원의 이익을 낸 전년 동기와 비교해 적자로 전환했다.


주가도 연초와 비교해 반토막 났다. 멜파스 주가는 이달 12일 종가(5390원) 기준으로 연초(1월 2일 종가 9180원)대비 41.3% 하락했다. 에스맥도 같은 기간 동안 64.2%나 하락했다.

이들 업체의 실적악화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분야에서 고전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삼성전자는 '신흥강자' 샤오미에게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내줬다. '아이폰6'를 출시하고 선전하는 애플과의 고급형 스마트폰 제품 경쟁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멜파스와 에스맥이 매출액 90% 안팎을 삼성전자에 의존하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삼성전자의 고전이 이들 업체의 실적악화로 이어졌다. 여기에 오필름 등 중국 터치패널 업체들의 저가 공세도 더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 등 고급형 스마트폰에 쓰이는 터치패널은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 100% 맡기고 있으며, 중저가 제품에 들어가는 터치패널은 멜파스, 에스맥, 일진디스플레이 등에 외주를 주고 있다"며 "하지만 삼성전자가 오필름, 톱터치 등 중국 업체들로부터 들여오는 터치패널 물량을 올해 크게 늘리면서 국내 업체들의 실적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멜파스는 터치패널과 함께 매출의 양대 축을 이루는 터치센서 부문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과거 갤럭시 시리즈에 멜파스의 터치센서를 주력 채용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고급형 제품에는 시냅틱스, 중·저가형에는 아트멜, 사이프레스, 이미지스 등으로부터 터치센서를 조달한다"고 말했다.

이들 업체는 중국 경쟁사들의 저가공세를 만회하기 위해 나란히 신흥시장에 제조거점을 마련하고 최근 가동에 들어갔다. 멜파스는 중국과 베트남, 에스맥은 베트남에 생산법인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고전과 스마트폰 성장세 둔화, 중국 업체들과의 출혈경쟁 등으로 이들 업체가 예전과 같은 가파른 실적 상승세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멜파스의 터치패널 제품 / 출처=멜파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