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문건 유출 혐의' 조응천 전 비서관 영장심사 출석…"성실히 임하겠다"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이 30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검찰은 박관천 경정의 범행 배후로 조 전 비서관을 지목하며 일명 정윤회 문건 등 허위로 판명된 문건들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미행문건을 박 회장 측근에 전달해 외부로 반출한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 했다. 2014.12.30/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 등과 관련된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조응천(52)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30일 법원에 출석했다.


분홍색 넥타이에 검은색 코트 차림의 조 전비서관은 이날 오후 3시50분쯤 이용복 변호사와 함께 구속전 피의자심문이 열리는 서울중앙지법에 모습을 드러냈다.

침착한 표정의 조 전비서관은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을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에게 전달했느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위(법정)에서 말씀드리고 오겠다"고 짧게 답했다.

이외에 현재 심경을 묻는 질문과 왜 문건을 전달했는지, 박지만 회장이 문건 전달을 요구했는지, 박지만 회장으로부터 어떠한 지시를 받은 바 있는지, 혐의를 인정하는지 등의 질문에는 "성실히 (영장실질)심사에 임하고 오겠다"고 같은 답변을 되풀이했다.


이날 조 전비서관의 구속전 피의자심문을 앞두고 법원에는 약 50여명의 취재진들이 모여 들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후 4시 조 전비서관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심문을 열고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한다. 영장실질심사는 비공개로 이뤄지며 결과는 이르면 이날 저녁쯤 나올 예정이다.

한편 청와대 문건 작성 및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유상범 3차장검사)은 조 전비서관을 재소환해 조사한 다음날인 지난 27일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비서관은 청와대 재직 시절 자신의 직속 부하직원이던 박관천 경정이 지난 2월 청와대 행정관 파견근무가 해제돼 경찰로 복귀하면서 청와대 문건 10여건을 반출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 경정이 문건들을 청와대 밖으로 들고나가도록 조 전비서관이 직접 지시하거나, 묵인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박 경정으로부터 이 같은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비서관은 박 경정이 지난 1월6일 작성해 자신에게 보고한 '정윤회 문건'을 박 회장의 측근인 전모씨를 통해 박 회장에게 전달하고, 청와대에서 수집한 대외비 정보를 박 회장 등에게 누설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필요한 증거는 다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조 전비서관은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조 전비서관은 지난 27일 새벽 2차 소환조사를 마치고 나온 뒤에도 "가족과 부하직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검찰에게는 조 전비서관 구속 여부가 사실상 청와대 문건 수사의 막바지 고비다. 앞서 검찰은 박 경정이 반출한 문건을 복사하고 언론사·기업에 유포한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한모·최모(사망) 경위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기각한 바 있다.

검찰은 현재 박 경정의 진술을 조 전비서관의 혐의를 입증할 주요한 증거로 보고 있지만, 법원이 박 경정 진술의 '신빙성'을 얼마나 인정할지는 미지수다. 당초 박 경정은 조 전비서관의 지시·공모 여부에 대해 함구하다 구속된 뒤에야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조 전비서관은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도주 우려가 적다는 점이 법원 판단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조 전비서관이 문건 유출을 단순히 묵인·방조한 게 아니라 박 경정에게 '적극적'으로 지시를 내리고 범행을 공모했는지 여부도 영장심사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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