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 1000회 맞아

(서울=뉴스1) 염지은 기자 = 천주교 서울대교구(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가 남북 평화를 기원하며 20년 동안 매주 화요일마다 봉헌해온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이하 화해미사)가 1000회를 맞았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세덕 신부)는 1월 6일 저녁 7시 명동대성당에서 1000회차 화해미사를 맞아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를 맡고 있는 염수정 추기경이 미사를 집전하고 미사 전에 작은음악회도 연다고 31일 밝혔다.


미사 전에는 가톨릭 성음악 중창단 이솔리스티와 교구 청소년국 소속 '마니피캇소녀합창단' 등이 뜻깊은 날을 축하하며 공연을 펼친다. 미사 후에는 교구청 신관 1층 프란치스코홀(파밀리아채플 지하)에서 간단한 다과회도 연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는 이번 미사를 계기로 남한의 신자 1명이 기억으로만 남아있는 북한의 54개 천주교 성당 한 곳에 영적으로 소속되는 기도운동인 '영적신자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정세덕 신부는 "영적신자운동은 북한 교회의 재건과 남과 북의 진정한 화해와 일치를 위해 천주교회 차원에서 마련한 기도운동"이라며 "종이학 천 마리를 접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의 간절한 기도가 어느덧 천 번이나 봉헌되었다. 우리의 기도로 남과 북이 하나되어 온 민족의 꿈이 이루어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화해미사는 당시 서울대교구 교구장이던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1995년 3월7일 저녁 7시에 첫 미사를 집전한 것을 시작으로 20년 동안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명동대성당에서 진행돼 왔다.

미사 집전은 김수환 추기경과 정진석 추기경 등 서울대교구 교구장을 비롯해 당시 서울대교구 보좌주교였던 최창무 대주교, 강우일 주교 등이 해 왔다. 2000년 이후부터는 해당 연도에 사제품을 받은 새 사제들이 이어받아 미사를 집전했다.

북에 가족을 둔 이산가족을 비롯해 북한 출신 성직자, 수도자,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후원자 등도 기회가 닿을 때마다 미사에 참석해 남과 북의 평화와 화해를 기원했다.

매주 화요일 저녁 서울 명동대성당과 평양 장충성당에서는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를 구하는 기도'도 동시에 봉헌되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와 북한의 천주교 공식기구인 조선카톨릭협회(회장 장재언)는 1995년 8월15일 프란치스코의 '평화를 구하는 기도'를 함께 봉헌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제 26차 화해미사부터 남한 신자들과 평양의 장충성당 신자들이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함께 기도를 봉헌해 왔다.

1000회 화해미사에는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초대 위원장(1995.3~1999.3)인 최창무 대주교(전 광주대교구 교구장)가 참석해 미사 중 강론을 할 예정이다. 최창무 대주교는 임기 동안 남북 천주교회 사이에 교류와 협력의 물꼬를 트는데 기여하며 한국 주교 최초로 공식적인 평양 사목방문을 한 바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대리 유경촌 주교, 메리놀외방전교회 한국지부장 함제도 신부, 가톨릭대성심교정 박영식 총장,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장 이은형 신부 등과 500여명의 신자들도 미사에 참석한다.

염수정 추기경은 "온 정성을 모아 봉헌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가 곧 1000차를 맞는다. 그동안 함께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북녘의 형제, 자매를 위한 교회의 기도는 모든 이들의 마음과 삶 안에서 계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인 염 추기경은 지난 5월 관할지역 교구장으로서는 처음으로 개성공단을 사목 방문한 바 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이후 후속 사업 중 하나로 북한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및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을 교구차원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해 현재 교구 산하 해당기관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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