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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엽총참극에 속수무책 경찰, 방탄복·매뉴얼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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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진 기자
  • 강기준 기자
  • 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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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2.2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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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9시34분쯤 화성시 남양동 2층 단독주택에서 피의자 동생 전모씨(75)가 피해자 형 전모씨(86)와 형수 백모씨(84·여),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남양파출소장 이모 경감을 엽총으로 쏴 살해했다. 사진=뉴스1
이날 오전 9시34분쯤 화성시 남양동 2층 단독주택에서 피의자 동생 전모씨(75)가 피해자 형 전모씨(86)와 형수 백모씨(84·여),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남양파출소장 이모 경감을 엽총으로 쏴 살해했다. 사진=뉴스1
경기 화성시 남영동 한 단독주택 1층에서 70대 남성이 엽총을 난사해 경찰 1명을 포함한 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은 방탄복은커녕 총기휴대 상황에 대한 대응 매뉴얼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경찰청과 경기 화성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4분쯤 화성시 남영동에 거주하는 성모씨(50대 추정)로부터 "작은 아버지가 아버지와 어머니를 엽총으로 쐈다"는 신고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파출소 내에는 폭행사건 관련자 3명이 조사를 받고 있어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남양파출소장 이모 경감과 이모 순경 등 2명은 신고 접수 3분후쯤 파출소에서 100여m 떨어진 사고지점에 도착했다.

순찰차 2대가 추가로 현장에 도착한 직후 단독주택 내부에서 총성이 울려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직후 1층 거실에서 오른쪽 어깨에 한 발의 총상을 입은 채 사망해 있는 이 경감을 발견했다. 피의자 전씨와 그의 형과 형수도 사망한 채 쓰러져 있었다.

경찰 측은 "직원들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 경감이 신고가 들어오자 급한 마음에 신임순경을 데리고 현장에 도착했던 것"이라며 "뒤늦게 온 직원들이 방검복을 입고 투입을 준비하는 사이 피해자들의 총기 사망을 우려해 안면이 있는 피의자를 직접 설득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청에서 각 지역경찰들에게 배포한 '지역경찰 업무매뉴얼'을 확인한 결과 총기를 소지한 범인에 대해서는 매뉴얼조차 없었다. 경찰이 총포류를 사용하는 경우에 대한 매뉴얼만 있을 뿐 범인이 총기를 사용하는 경우에 대한 대응방법은 나와있지 않았다.

범인이 지닌 흉기 관련해서는 "흉기를 소지한 범인이 항거하는 경우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꼼짝마' '움직이면 쏜다' 라고 경고하고 흉기 투기 및 범행포기를 유도한다" 정도로 넓은 개념의 흉기에 대응하는 방법을 나열한 것이 전부였다.

경찰청에서 각 지역경찰들에게 배포한 '지역경찰 업무매뉴얼'의 한 페이지/ 사진=경찰청 제공
경찰청에서 각 지역경찰들에게 배포한 '지역경찰 업무매뉴얼'의 한 페이지/ 사진=경찰청 제공
파출소에 총알을 막을 수 있는 방탄복이 없었던 점도 사고를 키웠다. 파출소장이 사망한 남영파출소뿐만 아니라 다른 파출소에도 순찰차에 보관하고 있는 2개의 방검복이 전부라는 것이 일선 파출소 경찰들의 증언이다.

경기 화성서부경찰서 관할 내 한 파출소 경감은 "강력사건의 경우 방검복을 입고 출동한다는 매뉴얼은 문서형태로 있으며 기본으로 지키고 있지만 총기 사고 발생시를 대비한 방탄복은 없다"며 "그러나 총기사고가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파출소에 방탄복이 지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파출소 경사는 "방탄복과 방검복은 역할이 다르지만 파출소에는 일단 방검복만 비치된다"며 "실험을 해보지 않아 방검복이 총알을 막을 수 있는지 여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틀 전 총기난사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엽총을 출고해 줘 똑같은 사고를 발생시켰다는 비난도 피해가지 못하게 됐다. 지난 25일 오전 8시14분쯤에도 세종특별자치시 장군면 금암리 소재의 한 편의점에서 강모씨(50)가 엽총을 난사해 본인을 포함한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들은 총기 사용이 합법화되는 수렵기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출고를 막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올해는 지난해 11월20일부터 오는 28일까지가 수렵기간이며 이 기간에는 포획승인증과 수렵면허증 등만 있으면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 경찰에 보관해뒀던 총기를 찾아 쓸 수 있다.

총기출고 업무를 하고 있다는 한 파출소 경감은 "출고 시 '어디로 가지고 가시냐'는 등 질문을 통해 이상한 점은 없는지 파악하려는 시도는 하지만 쉽지 않다"며 "잘못한 것 없는 사람이 본인 총기를 가지고 합법적인 수렵 기간에 사냥하겠다는데 어떻게 하겠느냐"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청은 총기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27일 "현행 총기소지 허가제도를 보다 엄격하게 운영해 총기소지자에 의해 총기가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을 차단할 계획"이라며 총기소지자 결격사유 기준을 강화하고 허가갱신기간을 단축하는 등 총기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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