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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친애하는 빅브라더', 감시못해 죄송한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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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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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3.05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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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영유아보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재석 171, 찬성 83, 반대 42, 기권 46으로 부결되고 있다. 모든 어린이집에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법사위에서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다며 처리에 난항을 겪은바 있다. /사진=뉴스1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영유아보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재석 171, 찬성 83, 반대 42, 기권 46으로 부결되고 있다. 모든 어린이집에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법사위에서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다며 처리에 난항을 겪은바 있다. /사진=뉴스1
"편리, 안전, 돌봄이라는 이익을 이유로 감시를 허용하는 것은 프라이버시의 자유의 유예 혹은 포기를 의미한다."

세계적 석학인 지그문트 바우만은 자신의 저서 '친애하는 빅브라더'에서 '안전에 대한 욕구'를 이유로 '감시의 자발적 용인'이 제도화되는 것을 경계했다.

감시에 대한 도덕적 무감각이 배제를 용인하고, 국가는 자발적으로 제공된 감시 정보를 기초로 '사회적 쓰레기들'을 구분해 배제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상황에서 개인은 저마다 배제당하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치게 된다.

'감시의 자발적 용인'은 '사회적 공감대' 형태로 나타난다. 어린이집 아동폭행 사건이 물의를 일으키자 '어린이집 CCTV 의무화'를 요구하는 여론이 거세게 일어난 것은 '감시의 자발적 용인'의 전형적 사례다.

CCTV 설치 의무화를 강제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정치권은 '감시하지 못하게 된 데' 대해 머리를 거듭 조아리고 있다.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CCTV는 어린이집 원장들과 교사들이 먼저 제대로 된 어린이 보육을 위해 모든 것을 보여주고 오해받지 않겠다는 뜻이 반영된 것"이라면서 CCTV 의무화 재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역시 "죄송하다"며 고개숙였다. 국회 아동학대근절특위 여당 측 간사인 신의진 의원은 부결 책임을 지고 간사직을 사퇴하면서 "CCTV는 아동학대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물리적 안전장치"라고 밝혔다.

피해자가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하는 아동이라는 점에서 어린이집 폭행사건의 심각성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누구나 공감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가치가 있다. 정치권의 논평 어디에도 개인의 인권, 프라이버시에 대한 최소한의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감시를 자발적으로 용인한 여론은 '안전에 대한 욕구'를 채우는 대신 프라이버시와 인권을 유보하고 있다.
감시를 용인하고 그에 따른 배제를 허용하다보면 어느새 스스로도 배제당하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쳐야하는 상황이 온다. 어린이집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직장으로 확대된 '빅 브라더' 시대를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기우라고만 할 수 있을까.

신 의원의 말대로 CCTV 설치는 어린이집 아동폭력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 안전에 대한 어느정도의 욕구는 채울 수 있을지 몰라도, CCTV가 설치된 어린이집에서 폭력이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이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CCTV는 사후적 장치이며, 국회가 가시적 성과로 선전하기 쉬운 성과이기도 하다.

국공립 어린이집 증설, 보육교사 자격요건 강화, 교사 추가배정 등 노동환경 개선, 교사 인성교육 등 근본 대책이 포함된 법안이 재발의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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