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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소통, 더디고 느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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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소통, 더디고 느린 말

머니투데이
  • 최광임 시인·대학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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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0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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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포옹’ 강형철(시인)

[편집자주] 디카시란 디지털 시대, SNS 소통환경에서 누구나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詩놀이이다. 언어예술을 넘어 멀티언어예술로서 시의 언어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하고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문자로 재현하면 된다. 즉 ‘영상+문자(5행 이내)’가 반반씩 어우러질 때, 완성된 한 편의 디카시가 된다. 이러한 디카시는, 오늘날 시가 난해하다는 이유로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현대시와 독자 간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대중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에 충분하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소통, 더디고 느린 말
저 눈 녹고 나면 장독에 있는 간장이며 소금 더 익고 더 투명해지겠다. 어린 아기가 엄마 품에서 한잠 자고 일어나 무럭무럭 자라듯 저 장독 눈이불 속에서 한 집안 먹여 살릴 살림 밑천으로 발효되고 숙성되겠다.

소통한다는 것은 저렇듯 천천히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어미가 자식을 거스르지 않고 자식이 어미를 거스르지 않고 한 지붕 아래 세월과 거하며 닮아가듯이, 소통한다는 것은 어머니의 어머니 그 어머니로부터 대물림한 간장 맛같이 ‘하늘과 바람 사이 떠돌던 눈이’ 수백 번째 다녀갔다는 오래되고 느린 말과 같다. 그대여, 새해 누군가와 소통하려거든 ‘제 몸을 넓게 열어 안아’주는 눈과 같이 ‘보듬고 천천히 젖어’주시라.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소통, 더디고 느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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