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프로축구팀, 매 경기 해외선수 출전 팀당 3명으로 줄여

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상하이 SIPG 팀 / 사진=상하이 SIPG 홈페이지

중국 정부가 프로축구 경기마다 허용하는 외국인 선수를 팀당 4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중국 정부의 조치는 최근 중국 프로팀이 과도한 선수 영입비용을 지출해 야기된 축구선수 이적시장 왜곡을 막고 국내선수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다. 최근 외화유출에 대한 두려움도 일부 반영됐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중국 프로축구구단에 외국 선수 기용에 들이는 비용을 줄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최근 2년간 중국 1부리그인 중국슈퍼리그 팀들이 경쟁적으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온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특단의 조치다. 이에 따라 중국 축구협회는 팀당 경기에서 출전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3명으로 제한하라는 규정을 15일 발표했다. 또 23세 이하의 중국인 선수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규정도 신설됐다.

시진핑 주석이 중국을 축구명문국가로 만들겠다고 공표한 후 중국 축구구단은 수십억달러를 들여 외국인 선수들을 기용했고 중국 기업들은 유럽 축구 구단을 인수했다.

상하이 SIPG는 브라질 출신으로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 뛰고 있는 미들필더 오스카를 6300만달러에 영입했다. 상하이 그린랜드 센후아는 아르헨티나 출신 스트라이커 카를로스 테베즈르 시즌에 2000만달러로 계약했다. 최근에는 레알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는 세계적인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한 축구구단이 이적료 1억유로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과도한 이적료 때문에 중국 프로축구구단은 국제 축구선수 이적시장을 왜곡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결국 중국 정부는 매 경기마다 뛸 수 있는 외국인을 3명으로 제한하고, 23세 이하의 중국선수가 반드시 뛸 수 있도록 하는 규제를 도입했다.

이번 중국당국의 해외선수 영입 제한 조치에는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자국 시장의 자본이 대거 이탈하고 있는 현상도 작용했다. 중국정부는 자본이탈을 막기 위해 해외 인수합병과 송금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중국정부의 선수 제한 조치는 국제이적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정부가 한 경기당 외국인 선수 기용을 4명으로 제한하고 있고 이중 1명은 아시아 국가 출신이어야 한다고 조건을 걸고 있기 때문이라고 FT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