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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칼럼]로봇세, 이게 최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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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호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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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2.23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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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칼럼]로봇세, 이게 최선입니까
새해 벽두, 아마존은 카운터 없는 식료품마트를 만들겠다는 선언을 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AI(인공지능)와 로봇을 이용해서 일자리를 없애겠다는 주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글로벌 네트워크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이와 거의 동시에 사람들의 일자리를 뺏는 로봇에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주장도 듣고 있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로봇 소유자에게 로봇세를 부과해 정부가 이를 약자를 위해 써야한다는 입장이다. 반대하는 쪽에서는 이런 시도는 걸음마 단계인 로봇산업의 진전을 가로막는, 불필요한 규제일 뿐이라는 주장을 편다.

사실 로봇으로 인해 일자리가 없어지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인간의 생산성이 로봇보다 낮아지는 것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는 로봇을 사용하는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걷어서 노인 요양 보호나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자리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봇세를 도입하면 빌 게이츠 말대로 자동화의 속도가 늦춰질까? 지금까지 기계화·전산화·자동화로 인해 일자리를 잃었을 때 노동절약형 기계 소유자에 세금을 매긴 적은 없었다. 로봇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막기 위해 로봇 소유자에게 세금을 매기게 되면 소유자는 소유로 인한 이익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구매 의사를 포기하거나 생산자에게 그 세금을 전가하려고 할 것이다.

아무도 로봇을 보유하지 않으려 하게 되면 사람들은 로봇을 빌리려고만 할 것이고 이는 극단적으로 로봇산업 전체에 생산자만 남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또 다른 기술적 문제도 존재한다. 로봇이 똑바로 작동하게 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실체를 가진 로봇 그 자체 외에도 데이터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AI 시스템, 업데이트가 가능한 IoT(사물인터넷) 플랫폼 등 수많은 다른 기술들이 필요하다.

어디서 어디까지가 로봇인가? 서비스로서의 로보틱스(Robotics as a Service, RaaS)가 이미 등장하고 있는 데 이것에는 어떤 과세를 해야 하는가? 그리고 최근의 트렌드는 생산현장과 중앙 관제센터의 장소적 분리다. ‘로봇을 원격으로 조정하는 관제센터가 해외에 존재한다면 거기에는 누가 세금을 부과해야 하는가’ 등등 수많은 질문들이 따라 나올 수밖에 없다. 또 수많은 일자리와 가게들을 사라지게 만든 플랫폼에는 왜 과세하지 않는가?

지난 16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로봇소유자가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의 훈련을 위해 세금을 내도록 해야 한다는 의회의 권고안을 결국 거부했다. EU는 아마 로봇세 도입이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다. 로봇세 도입의 목적이 사라지는 일자리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강조하고 일자리를 없애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그 목적에 반대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하지만 그 수단이 최선인가, 그 수단이 지금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좀 더 엄정하고 세심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4차 산업혁명의 요체는 데이터를 물질적 실체로부터 분리해낸 것이었으며 그렇게 분리된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물질적 실체를 실시간으로 업그레이더블하게 만들어 부가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로봇세라는 발상은 혹시 이런 변화들에 둔감한 것이 아닌가? 이러한 문제제기는 이행기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이 변화의 복잡성과 다차원성에 대한 고민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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