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김경준 만난 박범계 "MB 책임 결정적 자료 있다했다"

【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28일 충북 청주 외국인보호소에 입소한 김경준씨를 면회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대전 서을) 의원이 면회 내용이 적힌 수첩을 보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BBK 주가조작 사건'의 당사자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가 28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 사건에 책임이 있다는 결정적 자료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대표는 정권교체를 통해 진상이 규명되길 바란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김 전 대표를 충북 청주외국인보호소에서 한 시간 정도 특별접견한 후 김 전 대표가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머니투데이 the300과의 통화에서 "김 전 대표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여러 근거들을 갖고 있다고 했다"며 "특히 BBK의 투자금을 반환할 당시 자료를 갖고 있고 이 자료가 상당히 의미가 있고 결정적이라는 뉘앙스였다"고도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김 전 대표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김 전 대표가 '이 전 대통령이 BBK 사건에 50대 50 지분을 갖고 관여했고 투자금이 흘러간 내용을 입증할 결정적 자료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진상 규명에 대해 김 전 대표가 수사를 받을 당시 검찰로부터 협박을 받았고 수사에 협조하면 '형 집행 순서도 변경해 주겠다'고 회유도 받았는데 기소 후 검찰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했다"고도 말했다.

박 의원은 다만 통화에서 "김 전 대표가 자료를 어떤 식으로 갖고 있고 공유하겠다고는 얘기하지 않았고 본인이 미국에 돌아가면 제게 전화하기로 했다"고만 밝혔다. 그는 "김 전 대표가 아무래도 오랫동안 교도소에 복역했으니 국내에 지인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자료가 미국에 있다는 얘기인지는 모르겠다"고도 말했다.


외국인 신분인 김 전 대표는 이날 만기 출소 직후 출입국사무소에 의한 강제 추방을 앞두고 청주외국인보호소에 머물고 있다. 박 의원은 "김 전 대표가 현재 가족들이 너무 그리워 일단 미국으로 출국한다 했다"며 "내일(29일) 출국하는 비행기표를 끊어놨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전 대표는 강제 퇴거 대상자로 지정돼 앞으로 5년 동안 입국이 어려운 상황이다. 박 의원은 "김 전 대표의 첫 마디가 정확하게는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돼서 잘못된 사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였다"며 "앞으로 자유로운 신분으로 한국에 오고 싶다, 그런 조치를 (다음 정권에서) 취해주기를 바란다는 얘기를 했다"고도 전했다.

한편 김 전 대표는 코스닥 기업 옵셔널벤처스 주가를 조작하고 거액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2009년 대법원에서 징역 8년과 벌금 100억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