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천정부지로 치솟은 계란값, 왜 안 떨어질까?

머니투데이
  • 김소연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VIEW 7,129
  • 2017.07.08 04:30
  • 글자크기조절
  • 댓글···

저렴이 '태국산 계란'에도 요지부동…가격 안내린다는 '학습효과'에 만성공급부족 겹친 탓…"연말께 정상화"

천정부지로 치솟은 계란값, 왜 안 떨어질까?
김혜은(가명·34)씨는 대형마트를 갈 때마다 한숨을 쉰다. 식구들이 계란을 좋아해 자주 먹는데, 가격이 내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작년까지만 해도 한판에 5000원 선이던 계란 가격은 1만원까지 올랐다. 이제는 재고도 없어 10개, 15개 들이만 판매하고 있다. 김씨는 "태국산 계란도 수입했는데 왜 계속 비싼지 모르겠다"며 "계란 한 판씩 사다놓고 먹었던 예전이 그립다"고 말했다.

대표적 서민 식품이던 계란이 '황금알'이 됐다. 지난해 말 발생한 사상 최악의 AI(조류인플루엔자)로 닭과 오리 등 가금류가 3500만 마리 이상 살처분되면서부터다. 특히 알 낳는 닭, 산란계의 피해가 큰 것이 '계란 대란'으로 이어졌다.

정부는 계란 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미국산에 이어 최근 저렴한 태국산 계란 공수에 나섰다. 그러나 계란 값은 태국산 계란이 국내에 상륙했다는 소식에도 오히려 오르며 사태 장기화 조짐을 보였다. 계란값은 왜 안 떨어지는 걸까.

천정부지로 치솟은 계란값, 왜 안 떨어질까?

◇가금류 3500만여 마리 살처분 후폭풍…"연말 돼야 정상화"=지난 3일 태국산 계란 97만여개가 국내에 상륙했다. 태국산 계란은 현지 원가가 1개당 약 70원에, 한·아세안 FTA(자유무역협정)로 관세도 5%에 불과해 한국에서 개당 100원선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격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계란 값은 꿈쩍하지 않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4일 계란(특란·중품) 한판(30개)은 평균 8061원으로 전날(8019원)보다 소폭 올랐다. 원인은 두 가지로 꼽힌다. 수입량이 전국 하루 평균 소비량 3000만개에 훨씬 못 미치는 데다, 앞서 미국산 계란 수입 이후 학습효과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형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장은 "처음 미국산 계란을 수입했을 때는 소비자 반응이 어떨지 몰라 시장이 동요했는데 결국 얼마 안돼 가격이 또 오르지 않았냐"며 "수입 효과가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을 학습했고, 이번에는 수입량도 적어 영향이 미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계란 대란의 근본 원인인 공급 부족을 단번에 해갈할 정도의 물량이 아니면 시장이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AI로 지난해 말부터 살처분된 가금류 숫자는 3500만여 마리, 특히 산란계 피해가 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계란을 생산할 수 있는 6개월령 이상의 산란계 숫자는 4000만 여 마리에 불과하다. 평소 약 7000만 마리가 하루에 1개씩 알을 낳았다고 가정하면 공급량이 30~40% 줄어든 것이다.

AI 사태로 젊은 닭(신계)이 폐사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노(老)계 비중이 높다는 것도 공급량 회복을 지연시킨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평소 9대 1정도인 신계와 노계 비율은 AI 사태 후 8대 2로 바뀌었다. 노계는 알을 낳는 산란율이 60% 수준으로, 평균치(80%)보다 낮다.

줄어든 공급량이 회복되려면 얼마나 걸릴까. 통상 산란계의 엄마 격인 산란 종계가 알을 낳아 병아리로 부화하는데 2주, 병아리가 닭(산란계)으로 자라 계란을 생산하기까지 약 6개월이 걸린다. 올 연말쯤이 돼야 공급량이 회복된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AI 때마다 널뛰는 계란값, 근본 대책은=문제는 AI가 연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AI 대책을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무조건적인 살처분 방식은 AI 발생시마다 계란값을 널뛰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현재 방역당국은 감염농가는 물론, 그 농가로부터 500m 거리 이내 농가의 가축까지 예방차원에서 살처분하도록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판단에 따라 살처분 범위를 3km까지 확대할 수도 있다.

이상목 양계협회 부장은 "감염 농가로부터 500m 이내 가축까지 무조건 살처분하는 곳은 전 세계에서 한국 뿐"이라며 "유럽처럼 질병 발생 농가만 살처분하고, 주변 농가는 모니터링하는 방식을 채택해야 농가 피해를 줄이고 계란 대란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산란계 농가의 사육 환경과 유통 환경이 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육계보다 밀집식,공장식으로 사육되는 산란계는 온갖 병원균과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 밖에 없고 질병 확산도 빠르다. 정부가 올 연말부터 현재 0.05㎡인 산란계 1마리의 최소 사육면적을 0.075㎡로 넓히기로 했지만, 위생 환경과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함께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병이 확산하지 않도록 사람과 가축을 분리하고 유통구조를 투명하게 개선하는 것도 시급하다.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 보고서에 따르면 AI 발병 확산 원인은 차량이 26.9%, 축주와 관계자가 27.4%였다. 농가마다 돌아다니며 계란을 수집하는 중간유통상 대신, 계란GP센터(Grading & Packiging)를 확대하는 것이 효율적인 대안으로 제시된다. 현재 GP를 거쳐 유통되는 계란은 전체의 60% 수준이다.

한 양계업계 관계자는 "GP 중심으로 유통구조가 바뀌면 공식 거래 가격이 집계되고 수집상들이 직접 농가를 출입하지 않기 때문에 방역에도 좋다"며 "다만 주먹구구식이 아닌 소독시설, 저장고 등 최소한의 허가기준을 갖추고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4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ACT항공화물터미널에서 농림축산검역본부 직원들이 태국에서 수입된 계란에 대한 검역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4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ACT항공화물터미널에서 농림축산검역본부 직원들이 태국에서 수입된 계란에 대한 검역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퀴즈 이벤트
머투맨 the 유튜브가이드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