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던 대우조선, 3분기 누적 영업익 1조의 비밀

대우조선해양이 건조중인 머스크의 대형 잭업리그/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32,500원 ▼100 -0.31%)의 올해 누적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대손충당금 환입액과 자산매각 및 인적구조조정 효과로 실제 영업을 통한 실적 개선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우조선은 지난 8일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065억원으로 187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지난해 대비 흑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19.8% 감소한 2조4206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은 457억원으로 같은 기간 흑자전환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의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945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영업이익률은 12.7%로 두 자릿수다.

1조원대 영업이익 가운데 대손충당금 환입액은 4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회사는 해양플랜트 등 사업 부실 우려로 대손충당금 약 8100억원을 쌓아뒀는데, 이 가운데 약 3900억원을 상반기에 환입했다. 대손충당금은 선박과 해양플랜트가 인도되면 해당 회계기간 장부상으로 환입돼 영업이익으로 반영된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3분기에는 대손충당금 환입액이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자산매각을 통한 일회성 이익 반영분은 2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우조선은 올해 3분기까지 해양플랜트 설계와 품질 검사를 주력으로 하는 자회사 디섹(약 700억원)과 급식사업 자회사 웰리브(약 650억원), 대우조선해양건설(약 50억원)을 매각했으며 서울 마곡 연구개발센터 부지 및 당산동 사옥 등 부동산 자산도 팔았다. 부동산 자산 매각으로 들어온 돈은 500억원 안팎으로 보인다.

1조원대 영업이익 가운데 대손충당금 환입액과 자산매각 구조조정 비중이 60%가량 되는 셈이다.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효과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3분기 기준 대우조선의 직원 수는 1만명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지난해 3분기보다 2500여명 줄어든 수준이다. 임금 반납 등으로 1인당 평균 급여도 절반 수준으로 깎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올해 1~3분기 인건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약 1500억원 줄었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여기에 사무직 순환 무급휴직 등을 더하며 인건비 감소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 같은 영업 외적 효과를 제외한 나머지가 대우조선이 실제 영업을 통해 회계상 인식한 이익의 최대치다.

영업실적의 척도가 되는 대우조선의 올해 3분기까지 신규수주는 경쟁사에 비해 뒤처진다. 대우조선은 올해 25억 7000만달러의 수주실적을 올렸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수주규모는 각각 75억달러, 65억달러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의 수주가 대우조선의 두 배 이상이지만, 현대중공업 조선·해양 사업부문과 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4.6%, 1.1%로 대우조선해양 영업이익률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대우조선 영업이익에서 실제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의 비중이 그만큼 작다는 방증이다.

대우조선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규모는 7조원 이상으로 불어난 상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10월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 자금 투입을 결정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도 2조9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실적 개선과 함께 자회사 추가 매각 등 자구안도 계획에 따라 철저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올해 말까지 약 2조7700억원 규모의 자구 목표 중 10월말까지 약 2조4500억원을 달성해 약 88.4%의 자구안 이행률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