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교수들 "일제시대 생체실험한 731부대 학위 취소하라"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013년 독립기념관과 중국 '침화일군731죄증진열관(일본군 731부대 죄악 전시기념관)'과 공동으로 개최한 '일본731부대의 세균전 한중국제교류전'. /사진=뉴시스

일본 교수들이 교토대에 일제시대 만주에서 한국인과 중국인을 '마루타(생체실험 대상자)'로 삼아 전염병 실험을 한 731부대 장교의 학위를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2일 교토신문에 따르면 일본 교토에서 이케우치 사토루 나고야대 명예교수 등 5명으로 구성된 '만주 제731부대 군장교의 학위수여 검증을 교토대에 요구하는 모임'(이하 검증모임)이 기자회견을 열고 731부대 장교의 학위를 검증해 인체실험 사실이 드러날 경우 학위를 박탈하라고 요청했다.

일제 관동군 731부대는 1932년부터 1945년까지 만주 하얼빈에서 한국인, 중국인, 만주인, 몽골인 등을 대상으로 생체 해부, 세균 주입, 냉동 실험 등 잔인한 인체실험을 시행했다. 731부대가 일본 패전 이후 증거 문서와 건물을 불태우고 도망간 탓에 정확한 피해자를 추산하기 어렵지만 최소 3000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검증모임에 따르면 교토대는 당시 731부대장이던 'A급 전범' 이시이 시로 중장을 비롯해 약 20명의 부대 관계자에게 학위를 수여했다.

니시야마 가쓰오 시가대 의대 명예교수는 "특수 실험에 사용된 실험동물은 사람이었다는 의혹이 강하다"며 "인체실험이 사실이라면 논문은 조작된 것이고 비인간적이다. 교토대에는 실험동물이 사람이었는지를 검증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검증모임은 서명을 받아 오는 7월 교토대 학장과 의학부장에게 검증을 요청할 계획이다.

한편 이시이를 비롯한 731부대 관계자들은 미국에 생체실험 자료를 넘겨주는 대가로 전범 재판에서 죄를 면죄받았다. 일본 정부는 731부대의 존재는 인정하나 증거 자료를 찾을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