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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정유정 "'하고 싶은 말' 썼더니 베스트셀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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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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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4.05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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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출신 소설가 정유정…2011년 출간한 '7년의 밤' 100쇄 돌파, 동명 영화 개봉

소설가 정유정/사진=김창현 기자
소설가 정유정/사진=김창현 기자
"우리나라에서 스릴러 장르가 먹힐 거라고 전혀 생각 못했죠. 그저 '나는 세상에 할 말이 있다. 이 이야기를 꼭 할거다'라는 생각으로 아무것도 의식하지 않고 쓴 소설인데 반응이 좋아 깜짝 놀랐어요. 그래서 대부분 독자들이 이게 제 첫 작품인 줄 아시는 분이 많아요. 세 번째인데."

최근 누적 판매 50만부, 100쇄를 돌파한 자신의 소설 '7년의 밤'에 대해 정유정 작가(사진·52)가 한 말이다. 한 소녀를 우발적으로 살해한 뒤 모든 것을 잃게 된 남자와 딸을 죽인 범인의 아들에게 복수를 감행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운명이 바뀌는 전환점에서 인간이 벼랑 끝에 몰렸을 때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 선택이 어떤 결말을 가져오는지 촘촘한 스토리와 흡입력있는 문체로 그려냈다.

지난달엔 동명의 영화도 개봉했다.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천만 감독' 반열에 오른 추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배우 류승룡, 장동건이 주연을 맡았다.

지난 4일 만난 서울 명동 한 극장에서 만난 정 작가는 "소설에는 '이런 일이 닥쳤을 때 이런 선택을 하면 안된다'하는 삶의 모범을 제시하는 기능도 있다"라며 "불편한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꼭 쓰고 싶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7년의 밤' 이후 발표한 장편소설 '28', '종의 기원' 역시 묵직한 이야기다. 독자들은 이들 작품을 묶어 '악의 3부작'이라 부른다. 각기 다른 내용이지만 인간의 본성과 악에 대한 깊은 고민 거리를 던져주는 이야기로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다. 등단 이후 발표한 소설 4편 모두 영화 판권 계약을 마쳤고 유럽, 미국 등에도 번역 출간되고 있다.

그는 사실 '늦깎이 작가'다. 작가를 꿈꿨지만 어머니 반대로 간호대학에 들어갔다. 시골에서 유복하게 자랐지만 어머니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20대부터 아버지와 함께 가장 노릇을 했다. 간호사로 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직으로 9년 직장생활을 했다. 틈틈이 글을 썼지만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모든 걸 접고 글쓰기에 전념했다. 문예창작과, 국문과 출신의 흔히 말하는 '엘리트 문단'이 아닌 그가 등단할 수 있는 길은 오직 문학상 수상 뿐이었다. 6년간 11번 고배를 마시고 나서야 소설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로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에 수상하며 등단했다. 2007년 당시 나이 41세.

"10년만 더 일찍 등단했다면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쓸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죠. 그런데 인생 풍파나 직장생활을 겪어보지 않았다면 이런 얘기들을 할 수 없었을 거예요. 작가로서의 세계관도 간호사시절 중환자실, 응급실에서 일할 때 만들어졌죠. 저는 세상의 중심이 인간이라는 '인본주의'를 싫어하는 정도를 넘어 혐오해요. 인간은 수많은 생명체 중 하나고, 운이 좋아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일 뿐이죠. 다른 생명체와 평등하게 살아가지 않으면 결국 인간도 멸종하고 말 거예요."

소설가 정유정/사진=김창현 기자
소설가 정유정/사진=김창현 기자


그의 소설들은 제목도, 등장인물도, 줄거리도 다르지만 생명을 도구화하지 않는 '생명의 평등성'이란 큰 틀 안에서 설명된다.

"어떤 논의가 이뤄지도록 깃발을 꽂아주는 역할을 하는 게 문학이에요. 제가 소설 쓰는 이유 역시 '세상에 할 말이 있어서'예요. 최근 미투 등 여러가지 사회 이슈로 시끄럽지만 이 또한 거쳐야하는 과도기라고 봐요. 혐오 등의 감정도 수면 위로 올라와서 함께 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시끄럽고 피곤하다고 귀를 닫지 말고, 그 중에 어떤 게 진실인지, 어떤 게 옳은 소리를 들으려는 노력을 해야합니다."

그는 모든 인간을 둘러싼 보편적인 진실을 다루는 '이야기의 원형성'에 주목한다. 어느 나라나 통용되는 인간 정서를 움직이는 힘, 원형성만 확보하고 있다면 해외 독자들도 우리나라 작품을 더 많이, 오래 읽을 것이라고 믿는다. 차기작은 침팬지 사육사가 주인공이다. 이제까지 소설 중 처음으로 여자 주인공을 앞세웠다. 죽음 앞에 선 인간의 마지막 선택을 다룬다.

"인생에서 원하는 것을 찾았다면 자신을 벼랑 끝에 세워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우리 모두 우연에 의해 태어난 존재고,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거든요. 내 삶을 열심히 살아야 하는 거 말고 중요한 게 있을까요. 세상에 편안하게 되는 건 없으니까요. 앞으로 독자들에게 '재미'와 '의미'가 함께 있는 아름답고 힘 있는 이야기를 하는 '이야기꾼'으로 남는 게 소망이고 욕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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