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정부에서 태어난 소년' 김자동 회고록 출간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김자동 회장(왼쪽)의 두 번째 회고록 '영원한 임시정부 소년'. /사진 제공=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통일의 기운이 모이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여러분도 공감하리라고 믿는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김자동 회장은 최근은 남북 화해무드를 이같이 평가했다. 한반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이 논의되는 현시점을 '한반도 대전환기'라고 명명한 김 회장은 역사의 물줄기가 제 길을 찾아가는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김자동 회장 회고록 '영원한 임시정부 소년' 출판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선 김 회장의 회고록 출간을 축하하는 인사들로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김 회장은 1928년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인근 아이런리에서 독립운동가인 김의한 선생과 정정화 여사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동녕, 이시영, 김구 등 임시정부 주역들의 품에서 자란 김 회장은 평생을 임시정부에 대한 기억을 품고 살았다. 김자동 회장의 생일을 맞아 열린 이번 출판기념회는 3.1운동 100주년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이 되는 2019년을 앞두고 출간하는 김 회장의 회고록을 소개하는 자리다.

이날 축사를 맡은 한완상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장은 "억울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며 "김자동 소년의 오래된 꿈을 이 책에서 확인하면서 밝고 맑은 미래를 창조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분단이 있는 한 독립운동은 진행형"이라며 "역사상 최초로 분단된 후 분단 극복을 위해 평화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1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김자동 회장의 회고록 '영원한 임시정부 소년' 출판기념회에서 김 회장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첫째줄 왼쪽 3번째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6번째 김자동 회장, 9번째 한완상 위원장. /사진 제공=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김 회장은 오랫동안 임시정부가 꿈꾼 나라가 실현되기를 기대해왔다. 그는 "순탄치 않은 삶이었지만 우리 사회 민주화와 평화통일에 작은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살았다"며 "그 시대에 대한 기억들을 담았다"고 말했다.

2014년 김 회장은 한겨레에서 연재한 '길을 찾아서-임정의 품 안에서'를 묶어 회고록 '임시정부의 품 안에서'를 펴냈다. 첫 번째 회고록에 미처 싣지 못한 이야기를 추가하고 내용을 다듬어 이번에 두 번째 회고록을 출간했다. 해방 이후 삶과 사회의 변화, 임정기념사업회 창립까지 개인사를 담았다.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낸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이날 축사를 통해 "평소에는 과묵하신데 붓끝에서는 그렇게 총기를 발하신다"며 "담담하게 한 시대를 그대로 보도록 해주신다"고 말했다.

축사 후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의 북토크에 이어 펼쳐진 축하공연에선 원영애 독립극장 대표가 정정화 여사의 삶을 그린 1인극 '달의 목소리'를 선보였다.

이날 행사에는 한완상 위원장을 비롯해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이종찬 전 국정원장, 이부영 몽양여운형기념사업회 이사장(전 국회의원),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원영애 독립극장 대표, 김정륙씨(애국지사 후손), 임재경 전 한겨레 부사장,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