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힘' 재정·통화·금융 3대 경제 수장 배출

머니투데이

세종=양영권 기자

차기 경제부총리에 내정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강원 춘천 출신으로 지역 명문인 춘천고를 나왔다. 홍 내정자가 부총리로 취임하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강원 원주, 원주 대성고), 최종구 금융위원장(강원 강릉, 강릉고)과 함께 한국의 재정·통화·금융을 책임지는 기관을 모두 강원도 출신이 책임지게 된다.

춘천 출신 경제부총리는 한승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1996년 8월~1997년 3월, 춘천고) 이후 21년여 만이다. 강원 강릉 출신으로는 권오규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초빙교수가 참여정부 때인 2006 ∼2008년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냈다.

홍 내정자는 윤종원 경제수석의 행정고시 2년 후배다. 경제부총리가 청와대 경제수석보다 행시 후배인 경우도 극히 이례적이다. 홍 내정자는 한양대 출신으로 첫 경제부처 수장이기도 하다.

홍 내정자는 현재 경기 의왕시 내손동 D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세종시에 있는 국무조정실장 공관을 오갔다. 의왕의 D 아파트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마포 공덕동으로 이사를 오기까지 살던 곳이다. 같은 아파트에서 2차례 연속 부총리가 배출된 것이다. 기획예산처, 기재부 선후배인 김 부총리와 홍 실장은 함께 거주하던 시절 퇴근 길에 가끔 아파트 단지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경제 요직에 기용되려면 국무조정실을 거쳐야 한다는 얘기도 관가에서 회자된다. 김동연 현 부총리는 박근혜정부 때 제1대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2대 국무조정실장은 야당 국회의원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추경호 의원이다. 홍 실장과 함께 부총리 후보로 올랐던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국무총리실장(현 국무조정실장)을 거쳤다.

정부세종청사는 꿈틀대는 용의 모양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국무조정실이 위치한 1동은 하늘에서 보면 용의 머리에 해당한다. 역시 1동에 집무실이 있는 이낙연 국무총리 역시 현재 여권 차기 대선 후보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달린다.

홍 실장이 부총리에 내정되고, 이 총리의 신임이 두터웠던 노형욱 국무 2차장도 국무조정실장으로 임명됨에 따라 현 정부 내 이낙연 총리의 영향력이 확인됐다는 반응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