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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들아, 태관이는 ‘라이프 이즈 원더풀’하고 갔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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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고금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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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2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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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봄여름가을겨울’ 전태관 장례식…후배 뮤지션들 “무슨 일에도 ‘허허’했던 양반 중의 양반” “국내에서 보기 드문 드러머” 등 고인 추모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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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난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멤버 고 전태관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28일 퓨전재즈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드러머 전태관의 장례식장 마련된 서울 아산병원엔 밤 12시가 넘어서도 조문객들로 붐볐다. 분위기는 엄숙하다기보다 화기애애했다. 오랜 투병 끝에 영면한 선배 뮤지션을 향한 후배들의 태도는 슬프게 보내지 않고 기쁘게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것이었다.

이날 밤 12시를 넘겨서까지 자리를 지킨 대부분의 조문객은 전태관과 가까운 뮤지션들이었다. 김광진, 정지찬, 박승화(유리상자) 등이 모인 테이블에선 “태관이 형은 선배보다 친구 같아서 매일 전화했잖아. 얘기도 잘 들어주고. 되게 편한 사람이었지.”라는 말이 수시로 오갔다.

1980년대 후반 봄여름가을겨울과 함께 활동해 온 뮤지션 김현철은 “태관이 형은 양반 중의 양반”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같이 활동하는 수십 년 간 그 형이 화내는 걸 본 적이 없다”며 “언제나 ‘허허’하는 대단한 인격의 소유자였다. 화낼 상황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자기 안에 머금고 다스려서 병이 걸렸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동생들아, 태관이는 ‘라이프 이즈 원더풀’하고 갔을 거야”

음악적인 능력에 대해서도 참석 뮤지션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내뱉었다. 아내 정인과 함께 조문한 조정치는 “음악 시작하고 나서 봄여름가을겨울처럼 되는 게 꿈이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형들과 친분을 많이 쌓지는 못했지만, 음악으로 모든 걸 알 수 있는 뮤지션이었다. 특히 음반 4집을 듣고 한국에서 나오기 힘든 음반이라는 생각에 경외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드럼 연주에 대해서도 그는 “모던한 방식으로 테크닉을 완벽하게 구현해 낸 보기 드문 드러머”라고 평가했다.

80년대 20대 나이로 국내 5대 편곡자 중 한 명이자, 박진영 프로듀서를 가르친 걸로 유명한 김현철은 “전태관의 드럼 소리, 특히 스네어와 탐 소리는 국내에서 따라올 자가 없다”며 “비트를 쪼개는 실력은 각자 특징이 있지만, 소리는 확실히 달랐다”고 설명했다.

DJ DOC의 보컬 김창렬도 옆에서 과거를 추억했다. 그는 “형들은 선후배와 소통하는 걸 무척 좋아했다”며 “어느 날 갑자기 뮤지션들을 불러 모아 잼 콘서트도 하고 대화하는 무대를 마련한 건 이 형들밖에 없었다”고 했다.

“동생들아, 태관이는 ‘라이프 이즈 원더풀’하고 갔을 거야”

‘편지’의 싱어송라이터 김광진은 “태관이 형은 인간성이 너무 좋아 그룹의 장기 생존력을 지킨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문상 온 후배들 대부분이 진심으로 슬퍼하는 걸 보고 가슴이 너무 아팠다. 아직도 투병 중에 만난 태관이 형이 힘들어도 티 안 내는 당찬 모습이 떠오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새벽 1시, 후배 뮤지션들이 자리를 뜨려고 하자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기타, 보컬)이 “동생들아”하며 불러 세웠다. “자리 오래 지켜줘서 너무 고맙고 태관이가 너희한테 ‘라이프 이즈 원더풀’하고 갔을 거야.”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 프로듀서가 “형도 좀 쉬세요”하고 김종진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위로를 건넸다. 안부를 묻고 신의를 확인하는 인사 조차도 가볍게 다가오지 못했을까. 슬픔을 걷어내려는 작은 위로에도 설명할 수 없는 슬픔의 잔상이 계속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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