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베트남 상장 포기…롯데컬처웍스·메가박스 IPO '부담'

지난해 11월 공모를 철회한 CGV베트남이 지난해 베트남 시장에서 축구에 밀려 성장성이 둔화되면서 연내 상장 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영화 상영업종은 국내 시장 성장이 둔화돼 해외 자회사나 배급 사업 등 신규 사업으로 성장성을 증명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CGV베트남은 연내 IPO(기업공개)를 추진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9월 14일 한국거래소의 상장 승인을 받은 CGV베트남은 오는 3월 14일까지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경우 상장 승인 효력이 유효한 상태다.



그러나 회사 측은 지난해 베트남 내에서 AFF 스즈키컵 우승 등으로 축구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영화 수요가 부진하고 사업확장에 따른 비용이 높아지면서 수익성 개선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CGV베트남은 지난해 11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기관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공모를 철회했다.

CGV베트남은 당초 시가총액 2750억~3361억원, 공모규모 1080억~1320억원으로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다. 회사 측은 수요예측 결과 예상 공모가가 공모희망가 1만8900~2만3100원 하단에 못 미칠 것으로 판단해 상장 작업을 중단한 바 있다.


CGV베트남은 지난해 상반기 누적 기준 매출액 749억원, 영업이익 74억원, 당기순이익 4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반기 순이익을 연 환산해 단순 계산하면 PER(주가수익비율) 28.6~35배 수준으로 기업가치가 책정됐다. 당시 시장에서 고평가 논란이 일면서 올해 비슷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지난해 반기 대비 수익성이 개선돼야 하는 상황이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내 영화 상영업의 성장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지만 지난해 베트남 축구 열풍으로 수요가 부진해 순이익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CGV베트남의 상장 중단으로 동종업계에서 IPO를 준비하는 롯데컬처웍스·메가박스도 기업가치 추정에 부담을 안게 됐다. 국내 상영관 사업은 지난해 관객수가 전년 대비 1.6% 감소하는 등 성장 정체기에 머물러 있는 업종으로 꼽힌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는 등 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까지 주관사를 선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제이콘텐트리 (12,840원 ▲10 +0.08%) 자회사 메가박스는 이달 말을 마감일로 최근 주요 증권사 8곳에 RFP를 발송했으며 내달 중 주관사를 결정할 계획이다. 제이콘텐트리는 지난 2017년 FI(재무적투자자) 투자 당시 오는 2021년까지 상장을 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FI 지분율은 약 20% 안팎으로 공모시 구주 매출 출회에 대한 부담도 안고 있는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영화 상영관 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주요 사업만으로는 투자자들에게 성장성이나 수익성을 부각시키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성장 전략 제시 없이는 관련기업들의 상장 작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