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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355ml 국산맥주 한 캔 '종량세'로 세금 매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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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6.0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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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개편 주종별 손익계산서](종합)

[편집자주] 정부가 주세제도세제도를 대폭 손질한다. 지난 50년간의 '종가세'를 '종량세'로 전환한다. 앞으로는 술값이 아니라 술의 도수와 양에 따라 세금을 매기겠다는 것이다. 주세는 민감한 이슈다. 서민들이 즐기는 소주, 맥주 가격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주류업체의 이해관계도 엇갈린다.


종량세 도입되면 국산맥주 한 캔 120원 싸진다


[주세개편 주종별 손익계산서]①조세연, 주류과세체계 개편 공청회 "4캔당 만원 판매 유지될 것…생맥주 주세는 올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맥주판매 코너. /사진=뉴스1
서울의 한 대형마트 맥주판매 코너. /사진=뉴스1
주세를 종량세로 전환하면 국산맥주 주세 부담액이 355ml 한 캔당 약 121.54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수입맥주 세금 부담은 늘어나겠지만 고가 수입맥주에 붙는 세금은 줄어든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주류과세체계의 개편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맥주에 리터당 종량세 840.62원을 부과하는 주세개편안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공청회 결과를 수렴한 후 최종안을 발표한다. 법 개정 과정을 거치면 내년 초에는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홍범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창조룸에서 열린 '주류 과세 체계의 개편에 관한 공청회'에서 '주류 과세 개편에 관한 연구'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홍범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창조룸에서 열린 '주류 과세 체계의 개편에 관한 공청회'에서 '주류 과세 개편에 관한 연구'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조세연은 △맥주 △맥주·탁주 △전체 주종(일부주종 유예)을 종량세로 전환하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맥주 또는 맥주와 탁주에 붙는 주세가 종량세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종가세는 가격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고 종량세는 도수·양에 비례해 세금을 부담한다.

종량세로 전환하면 국산맥주 주세 납부세액은 현재 리터당 856원에서 1.8%(리터당 15.38원) 줄어든다. 교육세와 부가가치세가 포함된 전체 세부담은 1.64%(리터당 약 21.4원) 감소한다.

용기 가격이 비싼 캔맥주는 실제 주세부담이 리터당 342.37원 줄어든다. 355ml 한 캔당 약 121.54원 감소하는 셈이다. 반면 용기가격 부담이 적은 생맥주는 주세부담액이 리터당 323.16원 증가한다.

전체 수입맥주 주세부담은 늘어난다. 현재 수입맥주 주세 부담액은 리터당 764.52원이다. 주세개편시 리터당 약 76.1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수입맥주 수입가가 국산 맥주 출고가보다 낮기 때문이다. 반면 기네스 등 수입 가격이 원래부터 비싼 일부 수입맥주는 종량제 전환의 혜택을 봐 세금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홍범교 조세연 연구기획실장은 "(종량제로 전환되면) 일부 수입맥주 가격상승 요인은 있으나 개별 브랜드간 경쟁과 대형마트·편의점간 경쟁으로 '4캔에 만원' 판매 기조는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안재용 기자




국산맥주, 세금 줄지만 '4캔 1만원' 맞불은 '글쎄'


[주세개편 주종별 손익계산서]②종량제 전환시 국산·수입 조세형평성 문제 해소...국산 가격인하 여부는 미지수

맥주 종량세 도입을 골자로 한 주세 개편안이 나왔다. 기존 제조원가에 따라 적용되던 주세를 주종별로 리터(ℓ) 당 일정 금액을 붙이는 구조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맥주 주세 방식이 현행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될 경우 국산 맥주업계가 제기했던 조세 형평성 문제는 사라진다. 하지만 실제 국산 맥주 가격이 수입 맥주만큼 내려갈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또한 병맥주, 캔맥주, 생맥주별로 출고가격을 변경해야 하는 이슈가 있어서 후속 작업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종량세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했던 수제맥주업계는 활로가 생겼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수입 맥주 4캔 1만원 사라지고, 국산 맥주 4캔 1만원? =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주류과세체계의 개편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현행 가격에 세금이 붙는 종가세에서 리터(ℓ)당 세율 840.62원이 붙는 종량세로 개편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현행 주세법은 맥주에는 원가, 유통비, 판매관리비, 마케팅비 등을 합한 출고가(수입맥주는 수입신고가)를 과세표준으로 72%의 세율을 적용한다. 이를 ℓ 기준으로 환산하면 국산 맥주는 856원, 수입은 764.52원으로 ℓ당 주세 91.48원 차이가 났다. 이를 통일할 경우 국내 맥주 주세 납부액은 1.8% 감소한다. 특히 국내 3개 맥주 업체 캔맥주의 경우 ℓ당 342.37원(28.94% 감소)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세재정연구원과 업계 모두 세율 변화로 수입맥주 4캔에 1만원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수입맥주의 경우 가격대별 세 부담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당초 고가 수입 신고가로 세 부담이 높았던 수입맥주의 세 부담은 떨어지고 저가 맥주 세부담은 늘어날 수 있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저가 맥주 세 부담이 늘어난다고 해서 4캔에 1만원 들어있던 제품이 빠질 리 없고, ℓ당 환산했을 때 평균 주세액이 900~1000원이었던 아일랜드, 일본 맥주 제품이 공격적으로 마케팅 전략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산 맥주 가격 인하와 효과에 대해선 의문을 나타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사실 가격 때문에 소비자들이 국산 맥주가 아닌 수입 맥주를 먹었다고 얘기할 수 없다"며 "국산 맥주의 경우 원래 요구 사항이 과세 표준을 적용했을 때 불이익이 없도록 해달라는 것이었기 때문에 국산 맥주 '4캔에 1만원' 상품으로 수입 제품과 경쟁하는 그런 구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세 개편 전 맥주 가격 올린 오비맥주·롯데주류는 이득? = 주세 개편 전 국내 맥주시장 1위 오비맥주가 4월부터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맥주제품 공장 출고가를 평균 5.3% 올렸다. 롯데주류도 클라우드 출고가를 평균 9% 올렸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출고가 인상은 그간의 부자재 가격, 물류비, 인건비 등 비용 증가 요인으로 올린 것이기 때문에 종량세 전환으로 세 부담이 줄어든다고 해서 회사가 이득을 본다고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세 부담 감소를 출고가에 반영할지는 업체마다 판단이 다르지만, 출고가를 내리지 않는다면 다른 가격 인상 요인을 반영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반대로 세 부담이 사라져 출고 가격을 내린다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순 있겠지만, 실제 소비자가도 인하될지 판매량이 증가할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

또 종량세율을 적용했을 때 같은 종류의 맥주라 하더라도 용기에 따라 세율 부담이 달라진다. 캔은 납부 세액이 줄었지만, 병과 페트 제품은 세액이 각각 3.2%, 4.75% 증가하고, 대용량 케그 용기 제품은 62.45%나 치솟았다.

이 때문에 국산 병맥주, 생맥주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세금이 달라지는 만큼 출고가도 조정해야 하는데 병맥주와 생맥주의 경우 출고가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조세재정연구원은 "생맥주 세율을 한시적으로 경감해 가격 인상 가능성을 일부 상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수제맥주 활로 찾나=종량세 도입을 가장 적극적으로 주장한 수제맥주업계는 이번 개편안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원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제맥주 업계에서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필수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종량세 전환시 수제맥주 등 소규모 맥주업체의 납부세액은 현행 513.7원/ℓ에서 13.9% 감소한 442.39원/ℓ으로 낮아진다. 업계에서는 종량세 도입이 되면 다양한 투자와 신제품 출시 등이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세금 부담이 낮아진 만큼 원료와 개발에 더운 투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임성빈 한국수제맥주협회 회장은 "적은 자본으로 시작하고 대량 생산을 하지 못하는 수제맥주 업계에서 종량세는 필수적"이라며 "수제맥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혜윤, 김은령 기자




'서민술' 소주에 붙는 세금 건드렸다간…


[주세개편 주종별 손익계산서]③종량세 주세개편서 소주 제외 가닥…소주 종량세 전환시 같은 증류주인 위스키만 혜택

/사진=머니투데이DB
/사진=머니투데이DB
정부가 1969년부터 종가세로 정착된 주류 과세체계를 반세기 만에 종량세로 개편하지만 소주는 현행 과세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주를 종량제로 전환할 경우 주세 세수가 연간 1270억원 가량 줄어드는데다, 위스키 등 고가의 수입 주류만 혜택을 볼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주최한 '주류 과세체계 개편에 관한 공청회'에서는 주종별 종량세 전환 시나리오가 발표됐다. △맥주만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맥주와 탁주만 전환하는 방안△모든주종을 종량세로 전환하되 맥주와 막걸리 외 주종은 일정 기간 시행시기를 유예하는 방안 등 3가지다.

현재 주세는 가격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다. 위스키와 고급 와인처럼 고가 주류일수록 세금도 많은 구조다. 반면 종량세는 도수, 양에 비례해 세금을 더 부담하는 제도다.

◇종량세 전환, 소주보다 위스키 혜택=3가지 시나리오 중 어떠한 방안을 선택하더라도 소주는 당분간 종량제 전환 대상에서 빠진다.

다만 주종별 종량세 전환 유예 시나리오를 보면 종량제 도입시 소주 등의 세부담 변화를 추산할 수 있다. 이 시나리오는 ‘희석식 소주의 세부담을 늘리지 않아야 하고 국제 통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 시나리오는 현행 희석식 소주의 주세 납부세액인 리터당 947.52원을 기준으로 21도 이하는 리터당 947.52원, 21도를 초과할 경우 1도 1리터당 45.12원을 적용해 추산했다. 1도 1리터당 45.12원은 실제 출고수량을 기준으로 희석식 소주의 현행 주세 납부세액 수준을 유지하고 21로 나눈 값이다.

희석식 소주는 21도, 증류식 소주는 35도, 위스키 및 브랜디는 40도, 일반증류주는 30도, 리큐르는 21도를 기준으로 세부담 변화를 살펴봤다. 그 결과 희석식 소주는 세부담 변동이 없고 나머지 주종의 경우 세부담이 모두 감소했다.

소주업계 입장에서도 희석식 소주의 세부담은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경쟁자인 위스키 등 다른 고가 증류주의 세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소주만 바꾸면 안되나?"…"WTO 위반"=소주만 별도로 과세체계를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소주만 별도로 하려면 상위 개념인 증류주를 통째로 개편해야 한다. 증류주에는 소주뿐만 아니라 위스키도 포함 돼 있다.

현행 종가세 체계에서 위스키는 세금 규모가 크다. 고가 제품이 많다. 종량세로 바뀌면 소주와 반대로 위스키 세금은 떨어진다. 종량세가 자칫 서민의 술 가격은 올리고 고급 양주는 낮출 가능성이 있다.

기재부 방침대로 소주에 붙는 세금을 올리지 않으면서 WTO 규정을 지키려면 위스키에 붙는 세금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예컨대 조세연이 제시한 희석식 소주 종량세 부과체계 '리터당 21도= 947.52원'을 기준으로 1도마다 45.12원씩 오르는 구조로 짜면 17도짜리 소주에는 리터당 767.04원이, 40도 위스키에는 리터당 1804.8원이 세금으로 붙는다. 반면 현재는 수입가 1만원짜리 중저가 위스키도 72%(7200원)의 세금이 붙는다.

그렇다고 증류주에서 소주만 따로 떼어 과세체계를 만들기도 쉽지 않다.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이어서다. 앞서 WTO는 1999년 소주에 35%, 위스키에 100% 세율을 적용한 한국의 주세제도가 WTO 협정에 위배된다고 판단한 바 있다. 현재 증류세에 붙는 주세율이 일률적으로 72%인 이유다.

일각에선 정부가 소주 경쟁력 제고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종가세 체계에선 고급 소주일수록 세금 부담도 커 가격 경쟁력이 뒤처져서다. 그동안 수제맥주 업계도 비슷한 이유로 종량세 전환을 요구해왔다.

홍범교 조세연 연구기획실장은 "소주를 포함한 전격적인 종량세 전환은 업계와 소비자에게 혼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면서 "주류업계와 소비자가 적응할 시간을 갖도록 미리 전환계획 시기 등을 발표하고 이에 맞추 점진적으로 종량세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세종=민동훈 기자, 박경담 기자




막걸리, 세부담 덜고 고급화 날개달까


[주세개편 주종별 손익계산서]④맥주와 함께 종량세 적용 가능성 높아...고급화 투자 확대될 듯

막걸리 /사진=이미지투데이
막걸리 /사진=이미지투데이
맥주와 함께 종량세 적용 가능성이 높은 막걸리업계는 종량세 도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현재 내는 주류세와 유사한 수준으로 책정이 되겠지만 출고가 신고 등 절차가 간소해지는 효과가 있는 데다 원료 질을 높이거나 패키지를 고급화하는 등의 투자가 용이해지는 부분이 있어서다.

막걸리 업계가 요구해 온 기타주류 탁주 세율 변경과 유통 규제 완화 등 건의사항에 대해 정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것도 성과다.

주류개편안에 따르면 탁주로 분류되는 막걸리는 현재 주세 5%를 적용받는데 종량세로 개편할 경우 현행 주세 납부세액 수준인 40.44원/ℓ가 적용되는 방안이 유력하다. 현재 수준이 유지되면 세 부담이 늘어나지 않는 데다 세액을 산출하기 위해 원가, 출고가를 신고하지 않아도 돼 행정적으로 편의성이 높아진다는 반응이다. 영세한 업체가 많은 업계 입장에서는 부담이 덜어진다는 설명이다.

다양한 품질 개선 노력이 가능하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원가가 높아지만 세금도 덩달아 높아지는 종가세에 비해 원가에 상관없이 용량별로 세율이 정해져 있어 품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막걸리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고급 원재료를 쓰거나 품질이 좋은 디자인의 패키지 등 차별화를 시도하면 세금도 높아져 부담이 있었다"며 "종량세가 되면 제품 투자를 하더라도 세금에 대한 부담은 덜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업계는 종량세 개편을 계기로 막걸리 주세 행정 개선에 대한 요청에 적극 나섰다. 특히 기타주류에 속하는 막걸리의 경우 세금 부담이 높을 뿐 아니라 종합주류도매업자가 취급하게 돼 유통과정상에서도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다양한 향과 맛을 내는 첨가물을 넣은 막걸리의 경우는 기타주류로 분류되는데 30%의 세율을 적용 받는다. 또 막걸리를 유통하는 특정주류도매업자가 취급할 수 없어 냉장차 등을 운영하지 않기 떄문에 제품 운반에 어려움이 있다.

이 관계자는 "소비 트렌드가 바뀌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맛의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을 키워야 하는데 유통망 등의 규제로 어려움이 있었다"며 "향 막걸리가 기타주류로 포함되더라도 세율을 10% 정도로 차별화해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건의했고 정부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은령 기자




종량세 도입해도 '소폭' 1만원 시대는 계속된다


[주세개편 주종별 손익계산서]⑤맥주부터 종량세 도입…소주는 일단 유보

[MT리포트]355ml 국산맥주 한 캔 '종량세'로 세금 매기면?
맥주 종량세가 이르면 내년부터 도입될 전망이다. 막걸리도 종량세 전환이 유력하다. 종량세로 전환되더라도 세금 수준은 현행과 비슷하게 책정돼 당장 가격 변화는 없을 전망이지만 수입맥주 공세에 대한 국산 맥주의 반격이 시작되며 시장 판도가 요동칠 수 있다.

소주 종량세는 일단 유보되는 분위기다. 도수가 높은 주종 가운데 가격이 저렴한 소주는 종가세 덕을 많이 본다. 종량세가 도입되면 위스키 등 고도주 대비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 종량세 도입을 반대해 온 소주업계는 주세 개편안이 발표되자 안도하는 분위기다.

◇'바로잡힌 운동장' 국산맥주 반격 시작되나=조세재정연구원이 발표한 주세 개편안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맥주의 종량세 전환은 현행 주세 부담 수준인 840.62원/ℓ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맥주와 수입맥주에 동일한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돼 역차별 문제가 해소될 전망이다.

국내 맥주업계는 종가세 체계에서는 수입맥주와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해 왔다. 가격에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 구조에서 국내 맥주는 원재료가, 유통비, 마케팅비, 판매관리비 등 모두 합한 비용에 과세를 하는 반면 수입맥주는 수입 신고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긴 후 추후 유통비, 마케팅비 등의 비용이 더해지는 구조다.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입맥주가 '4캔 1만원' 행사로 점유율을 크게 늘리면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고 특히 원가 수준이 높은 수제맥주의 경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는 셈이라고 종량세 도입을 강력히 주장해 왔다. 수제맥주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맥주는 수입맥주에 비해 불리한 세금 체계를 적용받아왔다"며 "종량세가 도입되면 맥주업계에서 다양한 투자와 시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종량세를 도입한 경우에도 고가 수입맥주의 세부담은 하락하고 저가 수입맥주의 세부담이 증가한다며 브랜드간 경쟁이나 유통구조 상 현재의 '4캔 만원' 기조는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주는 종가세 유지…안도의 한숨=소주는 당장 종량세로 전환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도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소주의 경우 종량세가 도입될 경우 세금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현행 수준으로 과세 체계를 변경한다고 해도 같은 증류주이자 고도주인 위스키와의 형평성 문제도 논란이 될 수 있다.

만약 소주와 위스키 등 증류주에 종량세를 일괄 도입할 경우 위스키 세금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조세연구원의 시나리오에서 증류주 종량세 도입방안으로는 소주의 현행 주세 납부세액을 기준으로 947.52원/ℓ에다 21도를 초과할 경우 1도 1ℓ 당 45.12원을 추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 경우 위스키(40도 기준) 세부담은 1804.8원/ℓ로 현행 세액(8068.59/ℓ)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진다.

이에 따라 소주업계는 종량세 전환이 유보된 데 대해 안도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주업계 관계자는 "소주, 위스키 등이 도수가 높은 주류에서 시장을 유지하고 있는데 종량세가 도입될 경우 소주에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종량세가 일시에 도입될 경우 시장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미리 가격 올린 업계, 소폭 1만원 시대 유지될 듯=종량세를 도입하더라도 세금 수준을 기존 체계에 맞춰 책정하면서 당장 주류 가격 변동이 있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주류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주요 주류업체들이 선제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함으로써 소비자 부담은 늘었다. 앞서 맥주 업계 1위인 오비맥주는 4월부터 맥주 출고가격을 5.6% 올렸다. 이어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등 소주가격을 인상했고 롯데주류도 연달아 맥주, 소주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음식점, 식당 등에서는 일반적으로 4000원이었던 소주, 맥주가격이 각각 5000원으로 높아졌다. '소맥 1만원' 시대가 열렸단 얘기가 돌 정도다.

변경된 종량세 기준이 지난 2017년 세액을 기준으로 정해진만큼 이미 가격을 올린 업체에는 되려 유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오비맥주의 경우 출고가를 5.6% 인상하면서 세부담도 그만큼 늘었지만 종량세가 도입되면 인상 전 세액을 적용받는 셈이 된다. 즉 그만큼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

김은령 기자




편의점들 "종량세해도 1만원 4캔 그대로"


[주세개편 주종별 손익계산서]⑥수입맥주 프로모션차원 마진 비용 조정…맥주별 세부담 달라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 수입맥주 행사장 판매대에 다양한 맥주들이 진열되어 있다/사진=뉴시스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 수입맥주 행사장 판매대에 다양한 맥주들이 진열되어 있다/사진=뉴시스
수입맥주를 판매하는 편의점 업계는 이번 정부의 맥주 종량세로 개편과 관련, 현재 수입맥주 '1만원에 4캔' 판매방식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3일 입을 모았다. 수입맥주 관련 세금이 오르더라도 시중에 주로 판매되는 브랜드 수입맥주들의 가격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주세개편의 핵심인 맥주의 종량세 전환시, 출고량 기준 리터당 주세 납부액은 국내맥주의 경우 856원에서 840.62원으로 15.38원(-1.8%)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수입맥주는 리터당 납부세액이 764.52원에서 856원으로 91.48원(12%) 인상될 전망이다. 그동안 수입맥주의 경우 수입신고가에 세금이 매겨져 낮은 세율이 적용됐으나 앞으로 종량세 전환으로 국내 맥주와 같은 세율이 적용되는 것이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맥주를 종량세로 전환한다고 해서 주요 수입맥주 제품의 가격변동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편의점과 수입업체들이 내부적으로 마진과 비용을 조정해 기존과 같은 판매방식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편의점 업체들은 프로모션 차원에서 수입맥주 500ml 4캔 1만원 판매방식을 내세운다. 다양한 가격의 수입맥주를 섞어 사더라도 4캔에 1만원으로 값을 고정했다. 수입맥주는 모객효과가 큰 만큼 안주 등 연계판매를 위해 편의점 차원에서 마진을 낮추고 맥주 수입업체들도 판매 증진을 위해 가격차에도 불구하고 추후 정산하는 방식으로 프로모션에 동참한다.

종량세 전환시에도 수입맥주 유통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전망은 개별 맥주들마다 세부담이 제각각이어서다. 그동안 수입신고가를 낮춰 세부담이 낮았던 수입맥주는 종량세 전환시 세금이 오를 수 있지만 반대로 수입신고가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업체들은 도리어 세금이 낮아질 수도 있어서다.

일본과 덴마크, 아일랜드 등지의 유명 수입맥주 주세부담은 리터당 900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종량세 전환 논의가 처음 이뤄졌을 당시에도 국세청 관계자는 "종량세는 수입가를 허위신고해 부당수익을 거두는 ‘듣보잡’ 수입 맥주를 걸러내자는 것이지 ‘1만원에 4캔’인 브랜드 맥주 판매와는 별 상관이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종량세 전환으로 국산맥주의 세부담이 낮아진다고 하지만 이 역시 가격인하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수제맥주의 경우 출고가가 높아 세부담이 컸던 것으로 아는데 종량세 전환시 가격인하 가능성이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조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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