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로또' 된 개포 랜드마크 '디에이치아너힐즈'

고분양가로 지탄받던 아파트가 결국 10억원짜리 로또가 됐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아너힐즈' 얘기다.

9일 지하철 분당선 개포동역 7번출구에서 6분 정도 걸으니 디에이치아너힐즈 모습이 보였다. 다음 달 1일 입주를 앞두고 아직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디에이치아너힐즈' 단지 입구 모습/사진= 박미주 기자

사전점검을 마친 만큼 얼추 완공된 단지 내외부는 고급스러웠다. 단지 외부는 대리석으로 마감됐다. 각종 조각, 폭포, 분홍꽃이 핀 나무, 수국 등으로 꾸며진 조경이 멋스러웠다. 단지 안에 수영장, 암벽등반시설, 실내체육관, 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코인세탁실, 독서실, 스카이라운지 등이 있다. 지하 3층~지상 33층, 23개동, 총 1320가구 규모로 '개포동 랜드마크'로 불릴만해 보였다.

아직 입주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이미 매물 일부가 나왔고 시세가 형성됐다. 84㎡(이하 전용면적)의 현재 매매 호가는 23억~25억원 수준이다. 2016년 9월 계약 당시 일반분양가격이 14억3700만~14억68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년여 만에 10억원가량 뛴 것이다.

'디에이치아너힐즈' 단지 내부 모습/사진= 박미주 기자

정부가 민간 택지 내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아파트 몸값이 더 올랐다. 지난 6월 디에이치아너힐즈 84㎡의 최고 매매 호가가 22억원이었는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민간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시사하자 호가가 3억원 올랐다. 같은 시기 59㎡도 3억원 올라 현재 매매 시세가 17억5000만~19억원이다. 시장에서 민간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면 주택공급이 감소하고 신축 아파트 가치가 오를 것으로 봤던 영향이다.


전셋값도 덩달아 상승했다. 지난 6월 59㎡와 84㎡ 전세가격은 각각 6억원, 7억원이었는데 분양가 상한제 얘기가 나온 뒤 현재 8억원, 10억원으로 올랐다. 2억~3억원가량 오른 것. 분양가 상한제가 확대 시행되면 분양가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해 매매 대기자들이 청약 당첨을 위해 전세시장으로 돌아선 때문이다.

'디에이치아너힐즈' 단지 내부 모습. 단지에서 잠실 롯데월드타워도 보인다./사진= 박미주 기자

이에 디에이치아너힐즈 매물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인근에 있는 평화공인중개소의 김책 대표는 "집을 판다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 강남, 지방 등지에서 사겠다는 사람은 많다"며 "전세도 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단지 맞은 편은 '개포그랑자이' 공사 현장이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개포주공5단지와도 가깝다. 향후 개포동 일대 아파트들이 모두 재건축되면 1만8000여가구의 고가 아파트 단지가 형성돼 주거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에이치아너힐즈' 건너편 '개포그랑자이' 공사현장과 개포주공5단지 모습/사진= 박미주 기자

디에이치아너힐즈는 분양 당시 고분양가 논란을 겪은 곳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 보증을 반려하며 당초 3.3㎡당 평균 4457만원에서 4137만원으로 분양가가 조정되기도 했다. 그래도 당시 서울 1000가구 이상 단지 중 최고 분양가였다.

그럼에도 1순위 63가구 일반분양분 청약 접수 결과 6339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이 100.6대 1에 달했다. 1가구를 모집했던 84㎡A에 1381명이 접수하며 무려 1381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비싸다는 평가에도 청약한 이들이 결국 재테크 면에서 성공한 셈이다.

'디에이치아너힐즈' 모습. 단지내상가 분양홍보관이 보인다./사진= 박미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