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硏 "내년 韓성장률 2.3% 전망"…미중갈등이 '발목'

/자료=현대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이 22일 내년 한국경제가 2.3% 성장하며 미약한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전망치 2.6%와 한국은행 전망치 2.5%보다 소폭 낮은 수치다.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고 확장재정정책 효과가 나타나겠지만 미중 무역갈등과 소비심리 위축이 악재로 작용해 기대이상으로 성장하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은 이날 발표한 '2020년 한국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2.3%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2.1%보다는 0.2%포인트(p) 높지만, 2%대 중반을 예측한 정부(2.6%)와 한은(2.5%)보다는 0.2~0.3%p 낮은 수치다. 상반기 2.4%, 하반기 2.2% 성장으로 '상고하저' 형태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홍준표 현대연 연구위원은 "내년 세계 경제는 선진국 경기둔화가 예상돼 전체적으로 미약한 반등에 그칠 전망"이라며 "한국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내년이 소폭 높겠으나 2019~2020년 성장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대연은 수출이 기저효과로 반등하겠으나 큰 폭으로 개선되진 못할 것으로 봤다.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여전하고 중국이 경기둔화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반도체 시장 개선은 긍정적이지만 지난해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경상수지는 512억달러(약 60조8512억원)로 올해 전망치 449억달러 보다 높을 것으로 봤다. 수출증가율은 3.5%, 수입증가율은 3%로 예상했다.

민간소비는 확장재정정책과 노동시장 개선, 이자부담 완화로 확대되겠으나 양질의 일자리가 만족할만큼 늘어나지 못해 증가세를 제한할 것으로 봤다. 경기둔화 우려로 소비심리가 악화되고 있는 점도 변수다.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2.3%로 전망했다. 올해 전망치 2.2%보다 0.1%p 성장률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던 지난해(2.8%) 보다는 낮다.

설비투자도 2.8% 성장하며 증가세로 전환하겠으나 미중갈등 변수에 크게 확대되진 못하리란 전망이다. 건설투자는 감소세가 지속되지만 공공주택 공급계획과 도시재생 사업 확대, SOC(사회간접자본) 투자로 그 폭이 줄어들 전망이다. 현대연은 내년 건설투자 증가율은 -1.9%로 전망했다. 올해 전망치 -3.3%, 지난해 -4.3%에 비해 개선된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저효과로 상승 폭이 확대되겠으나 성장률 둔화로 압력이 약해져 1%에 머물 것으로 봤다. 한은 물가안정목표 2%보다 1%p 낮다. 일각에서 우려되고 있는 디플레이션(물가의 지속적 하락)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실업률은 3.8%로 지난해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취업자 수는 20만명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홍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투자활력을 높이기 위한 재정집행과 SOC 확대, 규제개혁 노력이 필요하다"며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는 신중하게 접근하되 재정정책과 정책조합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