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박항서 매니저 된 '증권맨'…"목표는 유럽"

머니투데이
  • 조준영 기자
  • 2019.11.06 06:0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글자크기조절
  • 댓글···

[피플]동남아 시장 개척한 이동준 디제이매니지먼트 대표

image
이동준 디제이매니지먼트 대표/사진제공=이동준 대표
"중요한 계약을 앞두고 머리를 잘 자르지 않는다. 벌써 한 달 정도 됐다"

푹 눌러쓴 모자에 덥수룩한 머리. 옛날 사진을 기사에 사용해달라며 양해를 구한다. 박항서 베트남축구대표팀 감독의 재계약을 앞둬서다. 베트남에 축구돌풍을 일으킨 '쌀딩크', '박항서 신화'의 공동주연 이동준 디제이매니지먼트 대표(34)를 만났다.



'주먹구구' 대학생 사업가에서 미래에셋 '증권맨'으로


대학교 4학년부터 개인사업자 등록을 하고 축구에이전트 길을 걸었다. FIFA(국제축구연맹)의 에이전트(선수와 클럽을 대리해 선수이적을 돕는 자격자) 자격증을 취득한 것도 이 때다.

시작은 좌충우돌 투성이었다. 이 대표는 "2009년 상하이유소년총괄디렉터를 만났는데 명함을 안 가져갔다. 사실 명함을 준비해야하는지도 몰랐다"며 "지갑에 있던 증명사진 뒤에 한자로 '이동준'이라 쓰고 전화번호를 적어 '이게 제 명함이다'라고 했죠"라고 말했다.

주먹구구로 사업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취업압박이 그를 덮쳤다. 좀 더 전문적으로 일을 배울 필요도 있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입사해 3년간 증권맨의 길을 걸었다.

이 대표는 당시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과의 면접자리를 회상하며 "미래에셋은 결국 '에셋매니지먼트', 자산관리회사더라"며 "회장님이 고객들의 자산관리를 하듯 저는 선수를 관리했다고 말했고 결국 통과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에서의 3년은 체계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배우는 동시에 결국 다시 현장에 뛰어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한 시기였다.

이 대표는 "스포츠마케팅을 담당하다보니 굵직한 에이전시들이 저를 만나려고 했다. 소위 말하는 '갑'으로 일을 배우고 있으니 저 일을 뛰어들 수 있을까 생각도 들었다"며 "하지만 결국 일은 저런 사람들이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들이 건넨 리포트를 보면 심장이 뛰더라"고 말했다.



아무도 보지 않던 동남아…박항서·홍명보·정해성 감독수출까지


든든한 직장을 나와 그가 주목했던 시장은 동남아였다. '블루오션'이었다지만 사실 그에게 선택지는 이것 뿐이었다. 일본과 한국에서 에이전시 일을 하기에는 이미 기성세대들이 시장을 잡고 있었기 때문.

편견도 심했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등 유럽리그에 국내 축구팬들이 열광하던 시기였다. 동남아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인들의 만류가 쏟아졌다. 하지만 이 대표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정확히 봤다. 여기는 확실한 공급처가 있고 수요처도 성장하고 있어 동남아를 가야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사업초반에는 K-리그의 나이 든 프로선수들을 해외팀으로 이적시키는 일로 시작했다. 그의 손을 거친 선수들이 동남아리그에서 성과를 내자 시장의 관심이 쌓여갔다. 어느정도 신뢰를 쌓았을 때 베트남축구협회로부터 감독추천을 의뢰받았고 이 대표와 박항서 감독의 인연도 시작됐다.

박항서 감독을 시작으로 홍명보(항저우), 정해성(호치민) 감독 등이 그의 손을 거쳐갔다. 감독매니지먼트를 하며 구단운영방식을 배운 것은 덤이었다. 이 대표는 "예산을 어떻게 따고 운용하는지, 코치진을 어떻게 구성하고 전지훈련을 어떻게 하는지를 배운 게 제 노하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제 그의 목표는 유럽이다. 동남아 시장에서 갈고 닦은 네트워크와 실력으로 비즈니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아무런 리소스 없이 유럽을 가면 '판매꾼'에 불과하다. 하지만 네트워크와 힘을 갖고 있으면 그들과 대등한 관계로 비즈니스 거래가 가능하다"며 "지금 유럽의 아시아에 대한 관심은 굉장히 뜨겁다. 성공하는 아시아시장의 네트워크를 제가 갖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도 부채도 없다…3~4년 후 투자회사 설립이 목표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거침없는 답변을 쏟아낸 그는 "지금까지 단 한 차례에 부채도 없었고 투자도 받지 않았다. 계약이 성사된 돈으로 다시 투자하고 있다"며 "매출과 영업이익은 한 번도 꺾인적 없이 늘 흑자"라고 말했다.

투자 없이 사업을 유지하는 이 대표는 '엄청난 위기감'을 느낀다고 표현했다. 최근 6개월 사이에 흰머리가 늘었다며 멋쩍은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회사를 이끄는 대표로의 목표와 개인 '이동준'의 목표는 달랐다. 이 대표는 "조만간 회사를 떠나는 게 목표"라며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3~4년 동안 회사가 안정되고 기틀을 마련할 때까지 노력하려고 한다"며 "그 이후에는 스포츠정책을 입안하거나 스포츠 관련산업을 도와줄 수 있는 투자회사를 설립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늘의 꿀팁

  • 날씨
  • 내일 뭐입지

많이 본 뉴스

네이버 법률판 구독신청
제 15회 경제신춘문예 공모
블록체인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