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연 "내년 세계경제 3.2% 성장…미중갈등 완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20년도 세계경제 전망. /사진=대외경제정책연구원

내년에 미중 무역갈등이 완화돼 신흥국 중심으로 경제 회복세가 나타나 세계경제가 3.2% 성장할 것이란 낙관적이 전망이 나왔다.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세계경제는 올해 전망치보다 0.3%p(포인트) 높은 3.2% 성장률을 거둘 것"이라며 "미중갈등은 한국에는 새로운 기회"라고 바라봤다.


KIEP는 주요 선진국은 올해에 이어 성장률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안성배 KIEP 거시경제금융실장은 "미국은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 통화정책·재정정책의 경기부양효과 감소 등이 작용해 올해보다 0.3%p 낮은 2.0%의 성장률이 전망된다"며 "유로 지역과 영국은 독일 경기 둔화 장기화,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올해보다 비슷하거나 다수 낮아진 1.1%. 1.0%씩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역시 미중 무역협정의 불확실성과 중국 기업의 디폴트 증가, 홍콩시위의 장기화 등에 따라 올해보다 0.2%p 낮은 6.0%의 성장률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신흥국은 올해보다 내년에 더 높은 성장률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최근 모디 총리가 발표한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올해보다 0.5%p 높은 6.2%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아세안 5개국은 완화적 통화정책 등을 통한 민간소비 증가로 올해와 비슷한 4.9%의 성장률이 점쳐진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 등이 여전하지만 정부투자 확대 등이 이를 상쇄하며 올해보다 0.6%p 높은 1.7%의 성장률을 거둘 전망이다. 브라질은 공기업 민영화, 세제 간소화 등에 힘입어 올해보다 1.0%p 높은 1.8%의 성장률이 기대된다.


KIEP는 미중 무역협상의 1단계 합의에 대한 기대감과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로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이후 주요 선진국간 통화정책 기조가 엇갈리며 소폭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는 세계 원유수요 둔화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재영 KIEP 원장은 "올해가 무역전쟁 격화의 해라면 내년의 키워드는 정책 불확실성의 지속"이라며 "미중 분쟁의 향후 전개방향, 경기둔화에 맞선 주요 선진국들의 정책신호 차이, 현재 지연 중인 브렉시트와 홍콩 시위 등 지정학적 리스크요인 등으로 인해 장단기 정책방향에 대한 확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내년 12월 미국 대선이 진행되면서 이런 경제정책들이 정치적 결정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면서도 "미중 통상분쟁이 내년에 일부 완화될 개연성이 있고, 최근 타결된 RCEP이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추세를 어느 정도 완화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미중 분쟁에서 중국 산업이 발목을 잡히면 우리가 우위에 선 산업에서 격차를 벌릴 수 있고,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대대적 투자를 통해 새로운 기회로 만들 수 있다"며 "RCEP 타결에 따라 우리 정부의 신남방정책이 가속화할 발판이 마련되는 등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