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편법충당' 혐의…장대환 MBN 회장 사임

매일방송(MBN)이 자본금을 편법 충당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MBN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MBN은 12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장대환 회장은 그동안의 의혹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MBN 회장직에서 사임하고 경영에서 손을 뗀다"며 "뼈를 깎는 노력으로 경영혁신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특히 MBN 측은 이날 검찰 기소와 관련해 "검찰 수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각종 의혹에 대해 향후 진행될 재판과정에서 진정성 있게 소명할 것"이라고 했다.

자본구조 개선도 약속했다. MBN 측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자본구조는 이른 시일 내에 건강하게 개선할 것"이라며 "보다 현대적인 회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투명 경영을 확고히 정착시키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MBN은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MBN을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시청자와 주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다만 장 회장이 기소 대상에서 제외되고 MBN 회장직에서만 사임했을 뿐 매일경제 회장직은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N 지부는 “장 회장의 사임을 회사 개혁과 정상화를 위한 엄중한 결단으로 받아들이지만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며 “최소한의 출발점일 뿐"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MBN지부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 사장임명동의제 실시, 외부 전문경영인 영입 등으로 보다 투명하고 건전한 경영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MBN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긴 여정에 MBN 지부도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검찰은 종합편성채널 요건을 맞추려고 자본금은 편법 충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MBN 부회장과 대표 2명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구승모 부장검사)는 MBN 법인과 이모 부회장, A 대표를 재무제표 허위 작성(자기주식 취득 미반영) 관련 자본시장법위반 및 외부감사법위반으로, 또 이 부회장, A 대표, B 대표를 2017년 자기주식 취득 관련 상법위반으로 각각 기소했다.

MBN은 2011년 12월 기존의 보도전문채널에서 종합편성채널(종편)로 전환 출범할 당시 은행에서 600억원을 직원과 계열사 명의를 빌려 대출받아 종편 최소 자본금 요건인 3000억원을 채웠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MBN이 임직원 명의의 차명대출로 회사주식을 매입해 자본급을 납입한 것처럼 꾸미고 이를 재무제표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분식회계 의혹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