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이주열 "국내경기 바닥 다지는 모습…강한 성장세는 아냐"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브리핑실에서 통화정책방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2019.11.29. [email protected]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내년 성장률이 올해 보다 높은 2.3%를 나타내겠지만, 성장세가 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29일 서울 태평로 한은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성장률은 2.3%로 전망했다"며 "세계교역 부진이 완화되고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면서 올해보다 소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1.25%로 동결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0%, 2.3%로 하향조정했다. 기존 전망치에 비해 모두 0.2%포인트씩 깎인 수준이다.

이 총재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잠재성장률(2019~2020년 2.5~2.6%)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그 점에서 볼 때) 우리 경제의 성장모멘텀이 강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다만 "국내 경기흐름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현재 바닥을 다져나가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국내 경기의 핵심 변수인 반도체 경기와 관련 "회복 정도가 (반도체 경기) 활황을 보이던 2018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내년 중반에는 나아지지 않겠느냐는 게 전문기관들의 예측이고 (한은의 전망도) 그런 전망을 기초로 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올해 2%, 내년 2.3% 성장률 전망했다. 경기둔화 국면이 이어지는 것인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드는 것인가. 올해 성장률이 2%내외라고 예상했는데 1%대로 떨어질 수도 있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잠재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국내 경기흐름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긴 하지만 현재 바닥을 다져나가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 내년 중반부터 글로벌 불확실성 완화되고, IT 업황도 개선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에 비춰보면 수출이 완만하게 개선될 것이다.

내년 성장률이 잠재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 성장 모멘텀이 강하다고 볼 순 없겠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두 차례 금리인하 효과 지켜보겠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근거와 함의에 대해 설명해달라.
▶중앙은행이 정책을 결정하고 나서 그 결정의 영향 효과를 살펴보는 것은 일상적인 업무다. 7월과 10월 두 차례 금리를 인하를 했는데, 그 영향에 대해 그야말로 점검을 강화해야겠다는 점을 강조한 차원이었다.

이전에 말했던 것과 같이 효과를 지켜본다는 표현이 들어가거나 빠지는 것이 통화정책 방향을 시사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반도체 시장 경기 회복 시점과 회복정도는 어떻게 전망하나. 미중 분쟁은 어떤 시나리오 반영해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했나.
▶반도체 최근에 보면 메모리 반도체 단가 하락세가 주춤하고 제조업 장비업체 매출 같은 반도체 경기 관련 선행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해서는 전문기관들을 많이 참고하게 된다. 전문기관들은 가격추이라던가 관련 선행지표 움직임을 감안해서 내년 중반쯤에는 회복국면으로 들어설것으로 보고 있다. 또 회복 정도는 활황을 보이던 2018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복정도는 강하지 않다 해도 내년 중반에는 나아지지 않겠냐는 게 관련 전문기관 예측이고 (한은도) 그런 전망을 기초로 하고 있다.

한때 크게 확대됐던 불확실성이 양국간 1단계 협상타결 여지가 생기면서 상당폭 완화가 된 게 사실이다. 앞으로는 미중 분쟁이 더 이상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게 일반적 견해다.

이번 경제전망은 이러한 기본적 시나리오로 설정을 했다. 예상대로 미중분쟁이 완화된다면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투자증대 기대할 수 있겠다. 그렇게 되면 글로벌 교역을 확대시키고 우리나라 수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저금리 장기화로 투자행태 변화가 위험수위에 다달았다는 불안감 있다. 주택가격 상승 심리가 높아졌다. 향후 주택가격이 올라도 금리인하 나설 수 있나.
▶저금리 장기화되면서 수익추구성향이 높아지고 있다. 초저금리 정책을 운용적인 국가 10여개 국가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실제로 이러한 금융안정리스크가 점진된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나라도 고금리 고위험 투자가 늘어나는등 위험선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찌만 정부가 그동안 거시건전정책을 꾸준히 펼쳐온 결과 금융안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어느정도 통제되고 있다.

가계 레버리지가 높고 부동산 시장 신용공급이 확대된 상황이라 부동산 또는 위험자산으로 불균형 심화될 가능성은 각별히 경각심 갖고 살펴보겠다.

최근 동향 보면 주택매매가격이 비수도권에서는 하락세가 멈췄고 수도권에서는 오름세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점차 높아지고 잇는 것도 사실이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정책 의지가 상당히 확고해 보이기 때문에 주택매매가격이 방향성에 대해서 지금시점에서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택가격이 오르더라도 통화정책으로 하겠느냐, 아니면 규제당국에 맡기고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냐고 물었다. 통화정책은 주택가격 움직임에 직접 대응해서 정책을 펼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경우에는 주택시장으로 자금이 쏠리게 된다면 가뜩이나 높은 가계부채를 높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금융안정 측면에서 유의할 필요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