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U에도 관세인상 압박…"에어버스 보조금 멈춰야"

왼쪽부터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 /사진=AFP.

미국이 아르헨티나, 브라질, 프랑스에 이어 유럽연합(EU)을 상대로도 관세 확대를 압박했다.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에 EU가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지 않으면 추가 관세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고 "EU가 시장을 교란시키는 (에어버스)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고 미국의 기업들이 공정한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게 하려면 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이번 분쟁이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은 EU에 대한 관세 인상 및 대상 품목 확대 검토 절차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성명은 세계무역기구(WTO)가 미국과 EU의 무역분쟁 속 미국의 손을 재차 들어주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EU가 2016년 WTO의 지급중단 판결을 무시하고 에어버스에 불법보조금을 계속 공급하고 있다며 유럽산 치즈, 와인, 항공기 등에 대해 75억달러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이날 발언은 이를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WTO는 이같은 미국의 보복관세를 승인했고, EU는 즉각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이날 WTO는 EU가 에어버스에 불법보조금을 계속 지급하고 있으며 기존 결정을 유지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미국은 추가 관세 압박에 나섰으며, EU는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다.


EU는 즉각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에) 심각한 법적 오류들이 있다"면서 항소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미-EU 관계는 물론,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재개하면서 축소됐던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커질 전망이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담을 위해 런던을 방문했다"면서 "이런 가운데 발표된 추가 관세 협박이 미·EU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날 트럼프 행정부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도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하기도 했다. 그동안 한국, 유럽연합(EU) 등과 함께 관세를 면제해왔지만 기습적으로 관세 부과를 선언했다. 또 USTR은 별도의 성명을 통해 프랑스가 미국 IT기업에 디지털세를 부과하면 2.8조원 규모의 관세로 보복하겠다고 발표했으며, 터키, 오스트리아, 이탈리에 대해서는 조사를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관세맨'(tariff man)이 돌아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관세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무역긴장에 대한 우려에 다시 불을 지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