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의 마이너리티리포트 "기상 예측해 기업리스크 줄인다"

피터 닐리 IBM 웨더컴퍼니 글로벌 기상예측 및 과학기술 총괄/사진=IBM

2002년 개봉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미래에 벌어질 범죄를 미리 파악해 도시를 안전하게 만든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같은 상황이 기상 정보를 통해 가능해지고 있다. 기상 정보를 예측해 미리 피해를 줄이는 사례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면서다.

"단순한 기상 정보를 가치있는 정보로 발전시켜 사용자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게 목적이다." 피터 닐리 IBM 웨더컴퍼니 글로벌 기상예측 및 과학기술 총괄은 16일 여의도 한국IBM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IBM GRAF(글로벌 고해상 기상예측시스템)의 차별점을 이같이 강조했다.


IBM은 지난달 자회사 웨더컴퍼니와 인공지능 기반 기상예보 시스템인 ‘IBM GRAF’를 선보였다. IBM의 인공지능, 빅데이터, 슈퍼컴퓨팅 기술과 웨더컴퍼니가 40여년간 축적한 기상 정보 서비스 노하우가 결합된 기술이다.

IBM GRAF는 IBM 파워9 서버 기반 슈퍼컴퓨터로 운용된다. 중앙처리장치(CPU)로 구성된 고성능 컴퓨팅을 사용하는 기존 기상 모델과 달리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으로 구동된다. 기존 모델 대비 컴퓨팅 파워가 125배 더 많이 소요되는만큼 정교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먼저 위성, 레이더, 개인 스마트폰(동의시) 등을 통해 관측된 기상 데이터를 취합한다. 그후 해당 데이터를 GRAF 모델에 적용하는 식. 수백개 국가별 예측모델을 거쳐 전세계로 기상정보를 제공한다. 이러한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IBM 클라우드 데이터 서비스를 기반으로 호스팅한다.


피터 총괄은 "IBM GRAF는 기존 대기과학과 기상과학 위에 머신러닝, AI(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얹은 형태"라며 "이로써 기상정보를 의미있는 가치로 변환시키는 게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기상 정보를 다른 분야에 활용하면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피터 총괄은 항공사를 대표 사례로 꼽았다. 그는 "기상정보를 통해 공항에서 눈, 비, 안개 등이 심한 악천후 상황을 알 수 있다"며 "여기서 IBM GRAF를 이용하면 현지 공항에서 출발하거나 공항으로 도착하는 항공기 정보를 바탕으로 어떤 항공편을 취소시킬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IBM이 주력하는 항공 기상예보 비즈니스의 경우 세계 10대 항공사 중 9개 항공사가 IBM GRAF를 도입중이다. 북미지역에서도 80% 항공사가 IBM의 고객사이며, 국내에선 아시아나항공이 적용중이다.

전기, 가스 등을 취급하는 유틸리티 업종에서도 기대 효과가 크다. IBM GRAF를 활용하면 천둥, 번개 등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로 전기가 끊겼을 때 전력 공급 중단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전력회사가 단전 상황을 미리 인지하면서 전기 공급이 중단되기 전 복구 인력 등을 준비할 수 있어서다. 또 보험사의 경우 태풍 등 재난을 대비해 자산 매각 등 리스크를 조정할 수 있다.

IBM은 항공, 운송, 금융 등 다양한 업종별 고유특성에 맞춰 특화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피터 총괄은 “좋은 기상예측을 위해 정확한 기상 정보 확보, 의사결정 지원 체계, 산업에의 적용가능한 서비스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전기, 가스, 언론, 유통, 금융, 농업 등 다양한 업종으로 기능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