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못 갚아도 자기 집서 살 수 있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앞줄 왼쪽에서 6번째),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앞줄 왼쪽에서 7번째), 문성유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앞줄 왼쪽에서 8번째),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앞줄 왼쪽에서 4번째) 등 참석자들이 '주담대 연체서민을 위한 채무조정 지원강화 공동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찍고있다. /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자료제공=금융위원회

오는 3월부터 주택담보대출을 갚지 못하면 금융 공기업에 집을 넘겨 빚을 갚고 그 집에서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살 수 있게 된다. 나중에 빚을 다 갚고 재기에 성공하면 집을 시세보다 싸게 되살 수 있다. 기업 구조조정에 주로 사용하는 ‘세일즈앤리스백’(Sale & Lease Back)’을 주담대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금융위원회는 22일 은행연합회, 14개 시중은행 등과 ‘은행권 포용금융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주담대 연체 서민을 위한 채무조정 지원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은행권과 자산관리공사(캠코), 신용회복위원회는 ‘주담대 연체서민 채무조정 지원강화를 위한 공동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MOU에는 주담대를 연체한 서민이 신복위 채무조정을 신청해 거절당하면 캠코가 주담대 채권을 매입해 채무조정을 해 주는 내용이 담겼다. 또 채무조정이 어려운 차주에게는 특화된 ‘세일즈앤리스백’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현재는 채권자의 과반수가 동의해야 신복위의 채무조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채권자들은 경매 등을 통해 주담대를 회수할 수 있어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차주가 신청하면 캠코가 금융회사와 협의해 채권을 사 들여 채무조정을 하게 된다. 이자를 깎아주고 상환기간을 늘려줘도 빚을 못 갚으면 ‘세일즈앤리스백’을 활용할 수 있다.

즉 캠코가 채무자의 집을 사들여 빚을 청산하고 채무자는 살던 집에 주변 시세 수준의 임대료를 내고 최장 11년간 살 수 있다. 보증금은 집을 팔아 빚을 갚고 남는 돈으로 충당한다. 예컨대 집값이 3억원이고 빚이 2억1000만원이라면 9000만원이 보증금이 된다. 임대료를 내지 못해도 보증금에서 임대료를 제할 수 있어 계속 집에 살 수 있다.

임차기간이 끝날 때마다 차주가 집을 되살 수 있다. 집값이 떨어지면 임차 계약을 연장하거나 집을 되사는 걸 포기하고 다른 집으로 이사하면 된다.이번 방안은 부부합산 소득 7000만원 이하의 시가 6억원 이하 1주택자가 대상이다. 차주는 해당 주택에 실거주해야 한다. 전 은행권 주담대 채무만 대상으로 먼저 시행한 뒤 제2금융권 채무까지 확대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앞줄 왼쪽에서 6번째),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앞줄 왼쪽에서 7번째), 문성유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앞줄 왼쪽에서 8번째),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앞줄 왼쪽에서 4번째) 등 참석자들이 '주담대 연체서민을 위한 채무조정 지원강화 공동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찍고있다. / 사진제공=금융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