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女·부부 기능장…폴리텍大 이색 졸업생

한국폴리텍대학 졸업생 부부 유창민(왼쪽)씨와 강좌령씨./사진제공=한국폴리텍대학

"2년간 같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힘든 일을 만날 때 서로 의지한 게 두 사람이 평생 함께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한국폴리텍대학(이하 폴리텍)를 졸업하는 강좌령 씨(34·여)의 말이다. 강 씨는 남편인 유창민(32) 씨와 함께 학교를 졸업한다. 두 사람은 지난해 5월 기계가공기능장 국가기술 자격시험에 동시에 합격하고, 12월에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 모두 대학 졸업 후 취업과 경력개발 문제로 창원캠퍼스 전문기술과정(1년 직업훈련과정)을 다니며 기술을 배웠다. 그 후 현장에서 경력을 쌓고, 전공 분야 심화기술을 익히기 위해 2018년 기능장과정으로 창원캠퍼스에 다시 입학했다. 야간과정을 다니며 2년간 일과 학업을 병행한 끝에 기능장 자격을 취득했다.

고용노동부 산하 국책대학인 폴리텍은 14일 전국 34개 캠퍼스에서 졸업식을 연다. 올해 졸업·수료생은 총 1만2848명이다.

폴리텍은 일자리 특화 대학으로 다양한 계층이 다니고 있어 졸업생 중 취업 수요가 높은 청년층은 물론 경력단절여성 등 이색 사연을 가진 이들이 많다.

한국폴리텍대학 졸업생 이찬양씨./사진제공=한국폴리텍대학

이찬양(24·남) 씨는 대학교 1학년까지 농구선수였다. 하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그 후 군대 생활을 끝내고 부모님의 권유에 따라 2018년 김제캠퍼스 산업설비자동화과에 입학했다.


이 씨는 2년간 가스산업기사 등 7개의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하고, 전공을 살려 졸업 전 취업을 확정했다. 현재는 가스 제조 및 배관 공급업체인 LS계열의 예스코 안전기술팀에서 근무하며, 도시가스 시설물 안전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이 씨는 "갑작스러운 은퇴로 진로 전환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준비가 부족했던 상황이었다"며 "운동밖에 몰랐던 제가 새로운 인생을 찾는 데 기술교육이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전했다.

경력 단절을 딛고 재취업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방경은(36·여) 씨는 강원대에서 정보통계학을 전공하고 미국 전시 대행사에서 4년간 근무했다.

방 씨는 결혼 후 귀국하면서 의류 쇼핑몰 창업에 도전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그는 진로를 고민하다 원주 지역 전략산업인 의료기기 분야로 눈을 돌렸다. 새로운 도전이었다.

방 씨는 원주캠퍼스 의료공학과에서 1년간 의료기기 설계 기술을 배우고, 현재는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에서 시제품 제작 분야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전문적인 기술교육이 있었기에 일자리를 찾는 데 나이나 결혼, 그 무엇도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석행 폴리텍 이사장은 "기술인으로 내딛는 걸음이 곧 인생의 새로운 길이 될 것"이라며 "끊임없는 변화와 도전을 통해 폴리텍대가 자랑스러운 모교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석행 한국폴리텍대 이사장./사진제공=한국폴리텍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