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사업 보고서 지연기업 위한 대책 마련"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인근에서 코로나19 방역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국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 24일 오후 6시부터 26일 오전 9시까지 국회 본관과 의원회관을 폐쇄하기로 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금융당국이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따른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주 상장사들의 사업보고서 지연 대비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특히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만큼 중국에 자회사를 둔 기업 뿐 아니라, 피해 기업들을 두루 아우르는 포괄적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사업보고서 제출 시한을 1~2개월 넘기더라도 시장조치나 행정조치를 하지 않도록 일정 기간 유예하는 '노 액션 레터(No-action letter·비 규제조치 의견서)'방식이 유력한 가운데 다양한 방법을 두루 고려하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지난주 현황 파악을 통해 코스피 상장사 10여곳과 코스닥 상장사 60여곳이 중국 자회사로 인해 현지 실사와 해외 사업 증빙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금융당국에 보고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이번 주까지 추가로 현황을 파악하는 중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중국에 자회사를 둔 상장사 등 코로나19로 인해 사업보고서를 제때 제출하기 어려운 기업들에 한해 심사를 거쳐 '노 액션 레터'를 발부하는 방법 등 여러가지 안을 고민하고 있다. 오는 26일 열릴 증권선물위원회에서 논의해 최종 결론을 낼 가능성이 크다.


자본시장법상 상장사들은 사업보고서를 직전 사업연도 경과 후 90일 이내(올해는 3월30일) 제출해야 한다.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경우 제출기한으로부터 5일 추가기간을 받을 수 있다.

이를 넘기면 거래소 규정에 따라 바로 관리종목에 지정되고, 사업보고서 법정제출 기한의 다음날부터 10일이 지나도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증선위는 사업보고서 지연제출 시 증권발행제한, 과징금 부과 등의 조치를 내린다.

중국에 사업장이 위치한 기업이더라도 대부분 지난 연말 재고실사 등을 마친 상태기 때문에 실질적인 피해는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단 한 명의 선의의 피해자라도 나타나서는 안된다는 기조에서 여러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억울한 피해를 보는 기업이 한 곳이라도 나와서는 안 된다"며 "사업보고서 이슈는 자본시장법, 상법, 거래소 규정 등이 모두 맞물려 움직이는 것이라 업계 이야기를 들어보고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