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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자제령' 내렸더니…'저녁이 있는 삶'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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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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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4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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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코로나가 바꾼 근무혁신 '코로나 뉴노멀'③

[편집자주] 정부가 1997년부터 아무리 도입하려해도 정착하기 쉽지 않았던 재택근무, 시차출근제를 비롯한 유연근로제. 코로나19'를 계기로 급속히 확산된다. 감염병에 대한 공포가 일상을 바꾸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코로나19가 기업의 근무혁신을 불러일으키면서 이전과 다른 새로운 기준 이른바 '코로나 뉴노멀'을 만들고 있다.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 요즘엔 젊은 세대가 싫어하기 때문에 음주 회식은 잘 안한다. 가끔해도 말은 아끼고, 계산만 하고 일찍 자리를 뜬다. 1, 2, 3차로 이어지는 술자리는 없어진지 오래다. 1차도 간단히 하거나 문화생활로 대체하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 이후에는 회식을 잡는 건 상상하기 힘들다. 젊은 세대가 회식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것도 신경 쓰인다" (금융기관 A씨)

직장인들 회식자리에서 고기 굽고, 술을 마시는 이른바 '음주회식'은 낯선 광경이 되고 있다. 뉴노멀 시대(기존 표준의 붕괴)로 접어들고 그 한 가운데 있는 밀레니얼세대의 권위적·일방적 회식 문화에 대한 거부감도 한몫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직장인들 회식하는 풍경도, 문화도 더 진화되는 모양새다. 어떤 정책도 해내지 못한 '저녁이 있는 삶'을 구현해 냈다는 '웃픈'(우습고, 슬픈다는 신조어) 얘기도 나온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 음주회식 이후 2차는 노래방이라는 일상이 사라졌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회식문화 자체가 없어지는 분위기다. 소규모집단 감염이 우려돼 회사마다 회식 자제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직장인 5명 중 1명 코로나로 '회식 취소'...10명 7명 회식 '스트레스'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알바앱인 '알바콜'이 올해 2월 직장인 66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직장 풍경'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4명이 회사근무가 바뀌었다고 대답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근무 변화 중△'해외출장'(16.1%) △'국내출장'(13.2%)을 연기 또는 취소 했다는 비율이 합쳐 29.2%로 가장 많았다. 이어 △'회식'(20.3%), △'사내회의'(16.3%)가 순위에 올랐다. 직장인 5명 중 1명꼴로 회식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단일 주제로 따지면 '회식' 순위가 가장 높다.

사무실 인근 저녁 시간대 식당이나 술집을 들여다보면 빈 자리를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코로나19와 무관치 않다.

서대문역 인근에서 요식업을 하는 B씨는 "가게 규모가 커도 저녁이면 예약을 해야 자리를 잡을 수 있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없어도 너무 없다"며 "코로나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넓은 가게에는 딱 두 자리만 손님이 있을 뿐이었다.

이 같은 사회분위기 속에서도 여전히 '음주회식'을 고집하는 이들도 있다. 단지 최근 코로나로 인해 회식이 주춤할 뿐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밀레니얼 세대의 음주회식 거부감에도 과거 회식 문화에 익숙한 상사로 인해 피할 수 없다는 불만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인크루트와 알바콜이 20, 30대 직장인 79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10명 중 7명이 '회식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70.8%)고 답했다.

스트레스의 주 이유로는 '늦은 귀가'(25.9%), '자리가 불편'(23.8%), '재미없음'(17.3%), ‘자율적인 참여 분위기 아니다'(16.7%), '회식이 잦다'(5.6%)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회식 문화 자체가 바뀌고는 있지만 아직 기존 문화도 상존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회식·사내 동호회 전면 금지"...삼삼오오 소규모 회식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국내 자동차 대기업에 다니는 B씨는 "요즘 문화 자체가 회사내 회식을 선호하지 않다보니 뜸한 건 사실"이라면서 "근데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아예 회식의 씨가 말랐다"고 말했다.

B씨에 따르면 회사에서 회식 자체를 금지시킬 수는 없지만 자제하라는 주문이 있는 만큼 회식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것.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다니는 C씨도 "회사에서 팀마다 한달에 한번 회식을 하라고 비용을 주는데 전면금지령이 떨어졌다"며 "회식 뿐 아니라 사내 동아리활동 등도 코로나가 종결될 때까지 모임을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 분위기가 있다보니 식사를 할 때도 아무래도 최대한 직원끼리도 떨어져 식사를 하게 된다"면서 "친한 직원들과 술 한잔 하려해도 눈치가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B씨, C씨 모두 가끔 친한 지인들끼리 삼삼오오 음주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에서 거리가 떨어진 곳에서 만남을 갖거나 회사 내에서 저녁약속이 있다고 말하기는 꺼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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