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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은 건 '승리'아닌 '기회'"..여전히 절박한 조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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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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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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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은 건 '승리'아닌 '기회'"..여전히 절박한 조원태
한진그룹 경영권분쟁 2라운드의 막이 올랐다. 지난 27일 끝난 그룹 지주사 한진칼 (86,300원 상승7000 -7.5%)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이 반대편에 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 3자연합에 완승을 거뒀지만 풀어야 할 난제들이 수두룩하다.

조 회장도 29일 "국민과 주주들이 한진칼 주총을 통해 신뢰를 보내줬다"면서도 "위기를 잘 극복하라고 준 기회임을 명심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얻은 게 '최종 승리'가 아닌 '또 한번의 기회'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진정성'과 '숫자(경영능력)'를 동시에 보여줘야 하는 여전히 어려운 싸움이 남았다. 우선 자산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경영감시 강화 등 지배구조 개선과 함께 코로나19발 경영위기도 극복해야 한다. 여기에 한진칼 주총 전 국민과 시장에 내건 '약속'에 대한 신뢰도도 높여야 한다.

이날 나온 조 회장의 입장문은 결연했다. 그는 "이번 주총을 통해 주주들과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었고 이는 그룹 발전의 또 다른 밑거름으로 삼겠다"며 "국민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하겠다"고 강조햇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위기의 파고를 넘는데 집중하고 뼈를 깎는 자구노력도 병행할 것"이라며 "이미 발표한 자산 매각에 더해 추가적인 자본확충으로 회사 체질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지분 사모으는 3자연합에 맞선 묘책은?


"얻은 건 '승리'아닌 '기회'"..여전히 절박한 조원태
조 회장을 둘러싼 상황은 녹록치않다. 조 전 부사장 측 3자연합은 주주명부 폐쇄 이후에도 지분을 계속 늘려왔다. 42.13% 지분에 우호세력을 더하면 44%를 웃돌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42.4% 안팎을 보유한 조 회장 측 지분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룹 관계자는 "국민과 주주들의 지지로 주총은 겨우 이겼지만 발을 조금만 헛디뎌도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들과 주주들에게 약속한 지배구조 및 재무구조 개선,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위기 대응 등을 계획대로 모두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는 한진 (53,700원 상승600 1.1%)그룹이 유상증자 등 지분 확대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이 90%에 육박하는 지분을 확보했다면 유통 주식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지분의 모수를 늘리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게다가 유증은 주가 하락을 동반한다. 주가에 민감한 3자연합에 대한 압박 카드로도 쓸 수 있다.

3자배정 유증 등을 통해 백기사를 확보하면 자본확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조 회장은 "이사회와 협의해 자본을 추가로 확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대한항공 총괄부회장이던 2016년에도 유증으로 대한항공 부채비율을 1178%(2016년 말)에서 557.1%(2017년 말)로 줄인 경험이 있다.


송현동+a, 부산 범일동·동대구 부동산도 매각?


자산매각도 망설일 시간이 없다. 한진그룹은 지난달에 유휴자산 매각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자문제안 요청서(RFP)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송현동 부동산(호텔부지)과 인천 왕산마리나 지분,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부지와 건물 등이 매각 대상이다.

자산매각은 가장 직접적인 혁신 시그널이다. 우선 송현동 부동산은 광화문에 바로 인접한 입지조건 상 서울시가 관심이 많다. 가장 큰 걸림돌인 가격 문제(5000억~6000억원 추정)에 대한 조정이 이뤄진다면 매각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

한진그룹은 이와 별도로 추가 자산매각을 검토 중이다. 300억원 안팎의 가치로 평가받는 동대구터미널이나 1000억원대 딜이 가능한 부산 범일동 부지 등도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호텔사업과 관련해 추가 매각이 발표될 것이란 예상도 있다.


'김석동' 영입이 던진 메시지?


"얻은 건 '승리'아닌 '기회'"..여전히 절박한 조원태
지배구조 개선도 시급한 과제다. 한진그룹은 이미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한진칼 사외이사로 영입하며 시장에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핵심 계열사 대한항공 (20,700원 상승700 -3.3%)의 이사회 의장엔 처음으로 사외이사인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을 임명했다.

그룹 관계자는 "지난 27일 한진칼 주총이 워낙 늦게 끝나 이사회를 곧바로 열지 못했다"며 "다음주 중 이사회를 열고 김 전 위원장을 의장으로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오래 몸담은 금융위원회와 한진그룹은 악연이다. 선대의 애정이 각별했던 한진해운이 2017년 금융위의 결정에 따라 파산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럼에도 사외이사추천위원회가 김 전 위원장을 추천했다. 오너 눈치를 봤다면 할 수 없는 결정이다.

김 전 위원장의 이사회 의장 선임은 그 자체로 '경영감시 투명화'에 대한 의지를 공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 영입은 국민연금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큰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막판까지 넘어야 할 과제는?


경영위기 극복은 마지막까지 넘어야 할 관문이다. 조 회장은 "항공산업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대한항공은 90% 이상 항공기가 하늘을 날지 못하고 있다"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가까스로 적자를 면했지만 영업이익이 2909억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 올 1분기 실적엔 이미 빨간불이 들어왔다. 당기순손실이 7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본 불매운동 등의 여파에도 지난해 연간 전체 당기순손실이 5708억원이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은 국적 항공사로서 이 같은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 가장 먼저 앞장서겠다"며 "제가 솔선수범해 혼신의 힘을 다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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