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무증상자'도 있는데…2000명 검사도 못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경기 부천 오정동 쿠팡 신선물류센터에 27일 오후 적막이 흐르고 있다. /사진 = 뉴스 1

부천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가 36명으로 급증했다. 최초로 확인된 환자가 집단 감염이 발생한 뷔페 '부천 라온파티'의 돌잔치에 참여한 사실도 드러나면서 n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쿠팡 물류센터에서 최초로 확인된 환자는 5월 23일에 확진된 분인데, 이태원 클럽과 연관된 돌잔치 뷔페를 방문한 상황이 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이 언급한 돌잔치 뷔페는 역학 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한 인천 학원강사로부터 연쇄 감염이 일어난 '라온파티'다. 이 학원강사로부터 학원생과 코인노래방을 거쳐 택시기사에게까지 감염됐으며, 택시기사가 '라온파티'에서 돌잔치 사진사 등으로 근무하면서 전파가 확산됐다.

쿠팡의 첫 확진자 A씨(43·여)는 단기 근무자로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 본부장은 "(A씨가) 증상 발병 전날 근무를 한 것으로 되어 있다"며 "어떤 매개 고리로 감염이 진행됐는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A씨가 지난 12일 하루만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한 점과, 물류센터 내 확진자들의 증상 발현일이 A씨 근무일과 다소 차이가 있는 20~25일인 점을 감안해 다른 감염원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 본부장은 특히 "물류센터 확진자 중 검사 당시 무증상 비율이 20% 가까이 된다"며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온도가 낮은 데서 근무를 하다보니 발열감 등을 못 느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 사진은 지난 21일 부천 라온파티 뷔페식당.2020.5.22/ 사진 = 뉴스 1

인천시 부평구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9일 '라온파티'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의심 증상을 보인 것은 지난 13일로 열흘 후인 2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가 쿠팡 물류센터 내 감염원으로 확인되면 이태원 클럽발 'n차 감염'은 더 확산할 우려가 있다. 인천 학원강사와 제자에 이어 택시기사(3차 감염자)→A씨(4차 감염자)→쿠팡 물류센터 근무자(5차 감염자)로 이어지는 전파 경로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 강서구에선 이 물류센터에 근무했던 확진자의 3살배기 딸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 본부장은 "물류센터 내 식당이나 흡연실, 셔틀버스 등에서 마스크를 못 써 감염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현재 1920명 정도를 검사했으며, 약 4000여 명이 검사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쿠팡 물류센터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도 '7차 감염' 사례가 나왔다. 방역 당국은 전날 성동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여성의 감염 경로를 코인노래방(3차감염지)→음식점→또 다른 음식점→또 다른 음식점→확진자의 가족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