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수천억짜리 사업인데"…규제가 망친 공공IT시장

머니투데이
  • 조성훈 기자
  • 박계현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0.05.30 08:00
  • 글자크기조절
  • 댓글···
[편집자주] 대기업의 공공SW 참여제한 제도가 시행 7년차를 맞아 기로에 섰다. 대기업의 공공시장 독점을 막아 역량있는 중소·중견 SW기업을 육성하자는 취지였지만 대국민 서비스를 위한 국가 공공 IT사업이 부실화되고 발주처들조차 원치 않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평가 때문이다. 정부가 제도개선을 검토하고 나선 가운데 대기업 참여제한제도의 현주소와 개선점을 모색해본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 차원에서 ‘온라인 개학‘을 한 20일 서울 용산구 용산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원격으로 개학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초등 1∼3학년 137만여명이 3차 온라인 개학을 시작해 전국 초·중·고교생 535만명이 모두 원격수업을 받게 됐다. 2020.4.20/뉴스1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 차원에서 ‘온라인 개학‘을 한 20일 서울 용산구 용산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원격으로 개학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초등 1∼3학년 137만여명이 3차 온라인 개학을 시작해 전국 초·중·고교생 535만명이 모두 원격수업을 받게 됐다. 2020.4.20/뉴스1
발주처도 원치않는데...애물단지된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


[규제에 발목잡힌 공공 SW시장] ① 갈라파고스 규제에 멍드는 공공SW 생태계

# 지난달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심의위원회는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구축 사업에 대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교육부의 요청을 끝내 거부했다. 교육부는 NEIS 사업이 전국 초중고 학생들의 학적을 관리하는 핵심 시스템으로 중요성이 큰 만큼, 대기업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 참여 제한 제도의 예외 대상으로 허용해줄 것을 지난해 12월부터 세차례나 신청했지만 번번이 심의에서 탈락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 안팎에서는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NEIS는 정부 어떤 시스템보다 이용기관과 이용자가 많고 구성이 복잡해 중견 IT기업이 감당하기엔 무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설득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자 최근 교육부는 발주를 연기하고 사업계획을 다시 짜 참여제한을 재신청하기로 했다. 사실상 부처의 자존심을 걸고 4수 도전이라는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이유가 있다. 앞서 중견기업에 구축을 맡겼던 회계행정업무 시스템 ‘K-에듀파인’이 올 초 개통하자 마자 잇단 접속장애로 교사들의 보이콧 사태가 벌어지는 등 혼쭐이 나서다. 코로나 사태로 갑작스럽게 추진됐던 온라인개학 시스템 역시 초기 장애가 잇따르면서 교육부가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기도 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올초 에듀파인 부실과 관련 항의 성명을 냈다/사진=실천교육교사모임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올초 에듀파인 부실과 관련 항의 성명을 냈다/사진=실천교육교사모임



2013년 시행돼 7년 차에 접어든 대기업 공공SW사업 참여제한 제도가 잇따라 파열음을 내고 있다. 제도 시행 이후 공공SW 시장에서 일부 중견SW기업들만 득세하고 프로젝트 부실화 논란까지 이어지자 발주기관들의 고민이 깊다. 최근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책으로 디지털 뉴딜을 내세웠는데 대기업 참여 폭이 커지지 않으면 IT인프라의 안정적 구축은 물론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 발주처들부터 불만을 제기한다. 최근 주요 차세대 IT프로젝트를 발주한 공공기관들 상당수가 대기업 참여 예외적용을 신청했다.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차세대 지방세시스템, 국세청의 빅데이터시스템, 기획재정부의 차세대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 보건복지부의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등이 대기업 참여를 신청해 인정받았다. 그러나 현재까지 통과율은 50%에도 못 미친다. 발주처들은 국가안보와 관련되거나 신기술을 접목한다는 이유로 대기업 예외적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초대형 국가 기간시스템 사업을 중소 IT기업에 맡길 경우 제때 구축되지 않거나 자칫 부실화될 것을 우려한 속내가 담겨있다.

실제 한 발주처 관계자는 “수천억원 규모 대국민 서비스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못하면 결국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면서 “중견기업의 구축역량이 과거보다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프로젝트가 부실화된 사례가 적지 않았고, 최신 트랜드인 클라우드와 AI(인공지능),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신기술 역량에서도 뒤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참여제한 시행이후 전자정부 수출은 반토막이 났다/자료=행정안전부
대기업참여제한 시행이후 전자정부 수출은 반토막이 났다/자료=행정안전부


이는 지난달 EBS의 온라인클래스 구축과정에서도 확인됐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개학을 위해 갑작스레 온라인클래스를 추진했지만 시스템 장애가 지속되고 '교육대란' 직전까지 가자 대기업인 LG CNS에 긴급 요청해 문제를 해결한 것. 그러나 현행 법령대로라면 대기업인 LGCNS는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없어 회사가 무료로 시스템구축에 나섰다. 중소기업을 육성한다는 이유로 무조건 대기업의 사업참여 기회를 가로막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만 초래했다는 반증이다.

지난해 3월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자정부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법안은 대규모 민간투자가 필요하다고 행안부 전자정부추진위원회가 인정하거나 설계가 복잡하고 고도의 안전성이 요구되는 사업 중 행안부 장관이 고시하는 경우 소프트웨어진흥법상 대기업참여제한 예외를 적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결국 국회통과는 실패했지만 그만큼 행안부 등 발주처들의 불만이 읽히는 대목이다.

한 공공기관 정보화담당관 출신 인사는 “공공프로젝트를 마중물삼아 중소중견 SW를 육성한다는 취지는 좋았지만 결국 대기업의 빈자리를 몇몇 중견IT 기업들이 차지했다”면서 “전 국민이 이용하는 공공IT시스템의 안정적 구축이 무엇보다 우선된 가치이고 과거와 같은 갑질이나 횡포도 제도적으로 차단된 만큼 대기업과 중견, 중소기업이 모두 상생하며 사업에 참여하는 구조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참여제한 7년만, 활력잃은 공공SW생태계[규제에 발목잡힌 공공 SW시장] ② 한국판 오라클 키우자더니...공공시장에 목멘 중견들만 늘었다

"수천억짜리 사업인데"…규제가 망친 공공IT시장
“한국판 오라클을 키우겠다.” 정부가 2013년 대기업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 참여 제한 제도(SW산업진흥법 개정안)를 시행한 배경이다. 1980년대 미국 국방성으로부터 데이터관리시스템 기술력을 인정받아 글로벌 SW 기업으로 성장한 오라클과 같은 혁신적 중소 SW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취지였다. 당시만 해도 대기업들이 공공SW 프로젝트를 독식하다 보니 중소 SW기업들이 독자적인 경쟁력보단 대기업들의 하청 기업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상당했다. 대기업들의 공공 프로젝트 참여를 막아 중소 SW 기업들의 자생력을 키우겠다는 고육책이었다.

그러나 제도 시행 7년이 지난 지금. 애초 취지는 퇴색하고 시장 왜곡은 심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책 연구기관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공공매출 비중이 20%가 넘는 중견 SW 기업 8개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0.5%로, 공공 매출 비중이 20% 이하인 중견기업(68개사)의 6%보다 현저하게 낮았다. 또 공공시장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중견 SW기업 9개사는 제도 시행 이후 공공매출이 3배 늘어난 반면 민간매출은 오히려 줄었다. 대기업이 빠진 자리를 소수 중견 기업들이 과점했고, 이들은 신기술 개발이나 전문성을 키우기보다는 공공사업 수주경쟁을 매몰돼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의미다.



공공사업에 목맨 중견기업들만 양산...발주처들 “사업 줄이고 고쳐 쓰자”


공공 SW 시장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공공SW 시장은 2013년 이후 연평균 5.5% 성장했다. 겉으로는 성장했지만 내부를 보면 딴판이다.
2013년을 기점으로 개발 사업보다 유지관리 사업비중이 더 늘었다. 지난해 기준 유지관리사업 비중은 64%에 달한다. 발주처가 리스크가 큰 대형 IT(정보기술) 사업을 줄이고 기존 시스템을 최대한 고쳐서 쓰고 있다는 얘기다.
"수천억짜리 사업인데"…규제가 망친 공공IT시장


정부가 선제적으로 공공 SW 사업을 발주하고, 이 프로젝트에서 확보한 노하우와 기술 역량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선순환 구조도 깨지고 있다는 점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대기업 참여제한 시행 이후 전자정부 수출 실적은 2015년 5억 3404만 달러로 정점을 찍었지만, 2018년에는 2억 5832만 달러로 반토막이 났다. IT업계 관계자는 “공공 SW사업에 참여 이유 중 결정적인 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레퍼런스(구축사례) 확보 차원이었다”며 “대기업 IT서비스 회사들이 과거 전자정부·대중교통 시스템 등 글로벌 전자정부 프로젝트들을 대거 수주했던 것도 이 때문인데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 시행 이후 이같은 선순환 구조가 와해된 측면이 없지 않다”고 토로했다.



대기업 손발 묶으니 전자정부 수출실적 ‘반토막’


한국경제연구원도 지난해 보고서에서 “해외에서는 최근 3년 유사사업 실적으로 사전 적격검사를 진행하고 기술심사에서도 기존 레퍼런스에 높은 배점을 부여한다”면서 “해외 공공 IT 사업은 정부간 협력이 필수인데 국내에서는 대기업이 배제되고 상대국에서는 인지도와 경쟁력 있는 대기업을 요구하는 등 엇박자가 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형 디지털 뉴딜 사업이 빠르면 다음달 시작된다. 다양한 IT 공공 인프라 사업을 통해 디지털 시대 새로운 국가 경쟁력 확보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취지로 빅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기반의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현재 이들 분야에 기술 역량과 전문 인력들을 갖춘 대기업들이 배제될 경우 초기 단계부터 각 사업들이 힘을 잃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현재 국방·외교·치안 등 분야와 일부 신기술 적용 공공 SW 사업에 한해 대기업 참여를 일부 허용하고 있다. 이를 전면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IT기업의 관계자는 “예컨대 뉴딜의 핵심사업으로 거론된 AI(인공지능) 원격교육 플랫폼의 경우 구글 등 해외 교육플랫폼과 경쟁해야 한다”면서 “IT기업들의 최첨단 기술과 노하우를 총 결집한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중소기업만으로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대기업과 중견, 중소 SW기업들을 참여시킨 간담회를 열고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 중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발주처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첨예한 사항”이라면서 “SW산업진흥법이 통과돼 제도개선의 기틀이 마련된 만큼 상반기 중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참여제한 풀면 대기업 독과점 부활" 반박도
[규제에 발목잡힌 공공 SW시장] ③ 예외조항 엄격히...수익성 저하는 발주처 관행 탓 지적도

"수천억짜리 사업인데"…규제가 망친 공공IT시장

중소 중견기업들은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 존속을 주장한다. 사업 초기 수백억원의 비용을 들여 인력·시스템을 갖추고 겨우 흑자전환이 가능한 구조가 마련됐는데, 제도를 개편할 경우 도입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견기업들은 ‘사업수행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억울해 한다. 한 중견 IT서비스 기업 대표는 “막연한 불안감에 따른 것인데 복잡하고 난이도 높은 차세대 사업은 누가 해도 어려운 사업”이라며 “지난 7년간 중견기업이 공공 발주 사업에서 대형사고를 일으킨 사례가 한 건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국방·외교·치안 등 분야와 IoT·클라우드·빅데이터·모바일·AI 등 신기술 적용 사업에 대기업 참여를 허용하는 현재의 예외조항도 너무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예외조항은 중견 중소기업들이 관련 기술을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할 경우에 대비하는 취지인데 대기업의 사업참여 우회로가 되고 있다는 것.

또다른 중견 IT서비스기업 대표는 “정부가 AI·빅데이터·사물인터넷·클라우드 기술 최신 IT기술 적용 프로젝트엔 대기업 참여를 허용하고 있는데 따지고 보면 이들 기술과 관련없는 프로젝트는 사실상 없다”며 “이 때문에 대기업이 수억원대 소규모 사업도 수주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고 따졌다.

일부 공공사업에서 중견 IT기업의 수익성이 낮은 것에 대해서는 중견기업들의 경쟁력보다는 발주처의 잦은 설계변경, 예산절감을 우선시하는 공공기관 특유의 문화 등에서 먼저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중견기업 중 공공 IT용역 시장 수주 규모 1위 기업인 아이티센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1조5424억원으로 전년 대비 180.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1.51%에서 1.56%로 0.05%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중견 IT업체 관계자는 “중견기업의 수익성이 낮아진 이유는 그만큼 고용을 늘렸기 때문”이라며 “공공시장에서 각 중소·중견기업들이 전문분야에서 입지를 다지며 연평균 약 5%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신사업에 전면허용, 대중소 상생제도 개선도"
[규제에 발목잡힌 공공 SW시장] ④ 회사규모아닌 역량, 전문성 보고 참여시켜야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이홍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소프트웨어 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 연내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2.12/뉴스1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이홍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소프트웨어 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 연내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2.12/뉴스1

전문가들은 ‘중소 SW업계 보호 육성’이란 제도 취지가 일부 성과를 낸 건 맞지만 공공 SW산업 발전이나 SW 시장구조가 왜곡되는 등 부작용이 큰 만큼 서둘러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신 개선방향은 SW 산업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할 공공SW산업의 역동성을 되살리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전문가들은 당장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구분한 공공SW정책이 혁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에 적합하지 않은만큼 신규 시스템 구축사업의 경우 대기업 참여를 전면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임동원 부연구위원은 “현재 신산업분야 공공SW산업에 한해 대기업 참여가 허용되나 과기부 산하 민간 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하고 허용율도 50% 미만으로 낮아 사업추진 여부에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심의위원회의 심의기준이 사업에 따라 제각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10여년 전 구축된 공공프로젝트의 경우 내구연한이 도래하고 향후 10년을 위해 클라우드나 AI,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대거 접목해야 하는데 사업 성격에 따라 심의통과가 불확실해 발주처도 선뜻 이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산업 분야에서라도 별도 심의절차 없이 대기업 참여를 전면 또는 적극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자본과 사업추진력을 갖춘 대기업과 전문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도록 유도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공사업 제안서 평가항목 가운데 상생협력 평가 기준도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공공 SW사업에서 협업할 수 있는 길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는 것.

대기업 참여를 허용한 공공사업의 경우 조달청 협상에 의한 평가기준 상 중견기업은 상생협력 점수 부여대상에서 제외된다. 상생협력 기준은 컨소시엄 구성 시 중소기업 참여 지분율을 50% 이상 구성해야 만점(5점)을 받는다. 대기업이 참여하면 컨소시엄 50%는 중소기업, 나머지 50%를 대기업이 각각 가져갈 확률이 높다. 중견기업이 함께할 여지가 없다.

"수천억짜리 사업인데"…규제가 망친 공공IT시장

중견IT업계 관계자는 “현행 제도 하에선 대기업이 주 사업자로 나온 사업에 대해선 사실상 중견기업의 역할이 없다”며 “공공사업의 경우 1점 이하의 점수차로도 수주 여부가 갈리기 때문에 대형 공공프로젝트에선 사실상 대기업-중견기업, 중견기업-중소기업 협업이 불가능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현행 제도처럼 기업 형태에 따른 참여제한을 두기보다는 전문성에 따라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로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은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 시행 이후 중견기업들의 R&D(연구개발) 투자규모가 감소하면서 전반적인 기술 수준이 하향 평준화 되고 있다”며 “기업 육성보다는 산업 전체에서 시장을 넓히는 차원에서 정책적인 접근을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SW산업진흥법 개정안 통과로 허용된 민간투자형 SW 사업을 적절히 활용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간 정부가 주관하는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은 공공사업으로 분류돼 대기업 참여가 불가능했지만, 앞으로는 민간이 특수목적법인(SPC) 등을 설립해 진행할 경우 대기업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한병준 한국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대기업이 정부주도형 사업에 ‘숟가락’만 들 것이 아니라 먼저 투자하면서 큰 그림을 그리는 형태의 대형 공공사업 수주도 가능해졌다”면서 “중소기업들에도 국가가 시행하는 법에 의존하지 않으면 성장이 불가능한 환경보다는 대기업, 중견기업 등과 신뢰를 바탕으로 협업해서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머투맨 the 유튜브가이드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