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곧 끝나겠지?"항공·여행주에 몰리는 투심

황금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가 탑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30명대를 기록하는 등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코스피 지수는 장중 2200선을 회복하는 등 증시 투심은 이미 코로나 이후를 바라보는면서 코로나19 대표 피해주로 꼽히는 여행, 항공주도 오름세다.

9일 대한항공 (21,400원 ▼300 -1.38%)은 전일대비 400원(1.93%) 오른 2만1100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이달 들어 주가가 지속 상승하면서 6월 들어 주가 상승폭이 22%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 (11,070원 ▲40 +0.36%)도 같은 시간 125원(2.90%) 상승한 4440원을 기록했다.


여행주도 강세다. 이날은 시장이 하락하면서 1%대 안팎 하락했지만, 이달 들어 모두투어 (15,770원 ▲10 +0.06%)는 8%대, 하나투어 (59,300원 ▼700 -1.17%)는 4%대 올랐다.

이들 주가가 최근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코로나19 회복 기대감이 선반영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미 코스피 지수는 장중 2200선을 회복하면서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항공과 여행주는 코로나19 피해 회복이 가장 느릴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코로나가 지나갔을 때 폭발적인 수요 증가를 기대하며 일찌감치 투자하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국내 1위 항공사여서 코로나19로 휘청이더라도 정부가 망하게 두진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실제 정부가 기간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40조원 규모 안정기금(기안기금) 1호 투자대상도 대한항공이 될 전망이다. 이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각각 1조2000억원, 1조7000억원 자금을 수혈했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영등포구 산업은행에서 열린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복규 위원, 노광표 위원, 이성규 위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은 위원장, 오정근 위원, 김주훈 위원, 신현한 위원, 김성용 위원. 2020.5.28/뉴스1

또 항공은 여객이 안 좋아도 화물 운송이 실적 버팀목이 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여행과 달리 화물 수요는 미루기 어렵지만 여객기 운항 중단으로 화물공급에 30% 이상 구멍이 생겼다"며 "덕분에 항공화물 운임이 급등하면서 국내 양대 국적사 4월 운임도 전년 동월대비 80% 가량 올랐다"고 언급했다.

여행주는 코로나19로 인해 업계 구조조정이 되면서 상위 업체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이 경우 일본 불매운동에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실적이 그대로 낮은 기저효과가 되면서 코로나 극복 국면에서는 가파른 실적 신장세를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은 6개월로 한정돼있기 때문에 9월을 기점으로 상위 사업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며 "매출 없이 고정비를 지출하면서 버텨낼 수 있는 시기는 하나투어가 7.5개 분기, 모두투어는 6.1개 분기"라고 분석했다.

서울시가 '코로나19' 피해 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민생혁신금융 전담창구 운영을 시작한 6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을 찾은 시민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투자심리는 이미 코로나 이후를 보고 있지만 예상보다 여진이 길어지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화물 호조로 대형 항공사 현금소진이 월 1500억~2000억원에서 1000억원 이하로 축소되고 있고, 선진국 중심 운항 재개 움직임이 있다"면서도 "출입국 통제 및 자가격리 등으로 수요 개선에는 한계가 있고 코로나19 확산세가 빨라지는 것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로나가 안정화되더라도 세상 패러다임이 변했기 때문에 이전처럼 '단체 패키지 여행'을 사람들이 많이 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올해까지는 코로나로 인한 직접적 여행수요 감소이지만, 내년부터는 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인해 구조적 여행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