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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PC방이 키운 e스포츠 그리고 페이커[이진욱의 렛IT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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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2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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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성 게임대회서 e스포츠 리그로 성장…비대면 바람타고 시장 확대 탄력

[편집자주] IT 업계 속 '카더라'의 정체성 찾기. '이진욱의 렛IT고'는 항간에 떠도는, 궁금한 채로 남겨진, 확실치 않은 것들을 쉽게 풀어 이야기합니다. '카더라'에 한 걸음 다가가 사실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하는 게 목표입니다. IT 분야 전반에 걸쳐 소비재와 인물 등을 주로 다루지만, 때론 색다른 분야도 전합니다.
TI 페이커.
TI 페이커.
90년대 말, 동네 PC방에선 게임 대회가 열렸다. '스타크래프트 붐'을 탄 프랜차이즈 PC방들이 일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이벤트성 대회를 개최했다. 'e스포츠'란 단어도 없었을 때다. 이후 98년 KPGL(Korea ProGame League)을 필두로 배틀탑, 넷클럽, 마스터즈 등 게임 리그가 잇따라 등장했다. 게임광끼리 옹기종기 모여앉아 즐기던 그들만의 리그가 세계적 스포츠 리그로 거듭난 순간이었다.


스타 이어 롤·오버워치 흥행 탄력…오락에서 스포츠로 거듭난 e스포츠


2000년에 이르러 'e스포츠'란 말도 등장했다. 21세기프로게임협회(현 한국e스포츠협회) 창립행사에서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이 'e스포츠'를 언급하면서다. 당시 정부가 IT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던 찰나, 게임이 인기가 좋았기 때문에 따로 용어까지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이후 스타크래프트에 열광하던 10대들이 경제력을 갖춘 기성세대가 되고, 리그오브레전드(롤)와 오버워치의 흥행이 맞물리며 'e스포츠'의 정의도 명료해졌다.

'e스포츠'는 지난해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 받았다. 대한체육회 준가맹단체로 지정된 것이다. 앞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e스포츠' 경기가 시범 종목으로 치러졌다. 2024년 파리 올림픽 대회에서 시범 종목으로 채택할 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e스포츠'를 스포츠로 인정하지 않는 시각들도 세계적 흐름을 막지 못했다. '손만 까딱거리는 게 무슨 스포츠냐'라는 비아냥은 '그럼 사격은 스포츠냐'라는 논리를 이기지 못했다.

스포츠에 종목이 있듯 'e스포츠'에도 종목이 있다. 롤,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등이 대표적이다. 스포츠로 치면 축구, 야구, 농구 등 인기 종목에 해당한다. 저마다 글로벌 리그를 열고 승자를 가리고 팬들을 열광시킨다. 여느 스포츠와 다를 바 없다. 그중에서도 2009년 출시된 롤은 세계 최고 인기 'e스포츠'다. 전 세계 월간 이용자 수가 1억명이 넘는다.


국내외 압도적인 인기 '롤'…세계 최고선수 페이커 배출한 LCK


국내에서도 롤의 인기는 압도적이다. 롤은 2016년 한국 PC방에서 무려 204주 연속 1위(29.51%)를 기록했다. 이후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에 잠시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다시 자리를 탈환해 100주 가까이 연속 점유율 1위 행진 중이다. 요즘 PC방을 가면 둘 중 하나는 '롤'을 할 정도. 실제로 롤은 현재 약 4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대한민국의 최상위 롤 대회다. LCK는 전 세계에서 일평균 약 463만명의 순 시청자를 보유한 'e스포츠' 리그다. 일일 평균 최고 동시 시청자는 약 82만여명. 이중 약 62%가 해외 시청자일 만큼 해외에서 인기가 높다. LCK는 1군(챔피언스), 2군(챌린저스)으로 나눠 승강전을 치른다. 한국 외에 중국, 대만, 북미, 유럽 등 세계 14개 지역에서도 롤 리그가 열린다. 특히 롤드컵(롤 월드 챔피언십)은 14개 리그의 상위 팀 24개 팀이 승부를 펼치는 꿈의 무대다. 축구로 치면 월드컵이나 챔피언스리그 정도 된다.

한국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롤 최강국이다. LCK를 넘어 롤을 상징하는 선수로 평가받는 '페이커' 이상혁이 건재하다. 그는 LCK 8회 우승, 롤드컵 3회 우승 등 국내 외를 통틀어 최고의 커리어를 쌓은 선수다. 중국에서 100억대 연봉을, 북미에서 백지 수표를 제안받기도 했다. 그의 연봉은 30~50억원으로 알려졌다.
LCK아레나.
LCK아레나.


뜨거운 감자 'LCK'로 몰리는 기업들…홍보, 수익 노린 전략적 '베팅'


최근 LCK로 기업들의 돈이 몰리고 있다. LCK를 통해 홍보 효과와 수익,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전략이다. 그만큼 e스포츠의 위상이 높아졌다. 내년 LCK 프랜차이즈 리그 출범을 앞둔 참가팀 모집엔 롤 팀들이 잇따라 신청서를 냈다.

SK텔레콤 CS T1(T1), KT스포츠(KT롤스터), 한화생명보험(한화생명 e스포츠), 젠지이스포츠(젠지이스포츠)를 비롯해 미국 스타트업 게이머 리퍼블릭 등도 지원했다. 최종적으로 지원서를 낸 곳은 국내외 21개 팀·업체다. 앞서 농심에 인수된 '팀 다이나믹스'도 지원서를 냈다. 최종 참여 팀은 오는 9월 발표된다.

LCK 프랜차이즈 전환은 기업들에게 기회다. 리그와 팀이 운영 수익을 나눠가질 수 있어서다. 가입비를 내고 참여팀이 되면 프로야구처럼 강등 없이 계속 리그에 참가할 수 있다. 기존에 받던 지원금은 사라지지만, 리그가 버는 수익 일부분이 팀에게 돌아간다. 중계권 수입, 리그 스폰서 수입, 신규 사업을 통한 매출 등이다. 미국 LCS의 경우 중계권 수익 규모는 1000억원대다. 100억 원에 달하는 가입비에도 기업들이 줄을 서는 이유다.


프로게이머에 자사 브랜드 입히는 기업들…비대면 확산으로 성장 탄력


후원도 뜨겁다. 수십억원대 연봉을 받는 롤 프로게이머들의 등에 자사 브랜드를 박으려는 업체들이 수두룩하다.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로고는 이제 흔하다. T1은 나이키, BMW, 삼성전자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젠지 역시 푸마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DRX도 자동차기업 맥라렌과 파트너십을 구축한 데 이어 최근엔 카카오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라이언을 입고 경기하는 선수들을 볼 수 있게 됐다. 한국야쿠르트도 롤 프로게임단 ‘브리온 블레이드’와 네이밍 파트너십을 맺었다.

업계는 LCK가 프랜차이즈 도입을 기점으로 덩치가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본다. 영국 프리미어리그로 전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처럼 한국 LCK로 롤 팬들의 시선이 모일 것이란 이유다. 시기도 좋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마케팅이 떠오른데다 NBA(미국 프로농구), EPL(영국 프리미어리그) 등 해외 인기 스포츠들이 줄줄이 멈추면서 반사이익도 얻을 수 있다.

롤 리그 뿐만 아니라 다른 e스포츠 리그도 갈수록 대중성이 짙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적인 인기 스포츠에 뒤지지 않을만큼 팬층이 두텁다. 지난 4월 무관중으로 열린 ‘2020 LCK 스프링’ 결승전을 온라인으로 시청한 사람은 1787만 명. 지난해 국내 프로야구 한 경기 평균 시청자(21만7000명)의 80배가 넘는 수치다.
동네 PC방이 키운 e스포츠 그리고 페이커[이진욱의 렛IT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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