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진료비 배짱장사 하는 동물병원, 환자 안와도 괜찮다는데…

머니투데이
  • 전혜영 기자
  • 방윤영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VIEW 7,023
  • 2020.07.03 07:30
  • 글자크기조절
  • 댓글···

[MT리포트] '4조 펫시장' 외면받는 펫보험 (下)

[편집자주] 국내 반려동물이 1000만 마리를 넘어서면서 반려동물시장이 4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반려동물호텔과 유치원은 물론 전용 피트니스까지 등장할 정도다. 이처럼 반려동물에 대한 지출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건강 문제와 맞닿은 보험은 가입률이 미미하다. 보험사들도 마케팅을 꺼린다. 왜 그런 것일까.


대통령 공약인데…동물병원 표준진료제 왜 안되나


진료비 배짱장사 하는 동물병원, 환자 안와도 괜찮다는데…
유기견 ‘토리’를 입양해 청와대에서 함께 사는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전부터 반려동물에 깊은 관심을 갖고 다양한 정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대선공약이었던 동물병원 표준진료제 등은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이다. 정부가 ‘로드맵’ 없이 일방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수의업계가 반대하고 있어서다.

2일 정부 및 국회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월 동물진료비 사전 고지 등을 골자로 한 ‘수의사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정치권에서도 여야 할 것 없이 정부안과 유사한 내용의 수의사법 개정안을 마련 중이다.

하지만 해당 수의사법 개정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담긴 총 5건의 수의사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모두 통과하지 못하고 자동폐기됐다.

반려동물 진료비 제도개선은 크게 동물병원 진료항목 표준화와 진료비 사전고지(공시)제 도입 등으로 요약된다. 정부는 1999년에 동물병원의 수가제도를 폐지하고 진료비를 자율화했다. 저렴한 비용으로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후 서비스가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병원마다 천차만별인 진료비로 인해 과잉진료 등 분쟁만 심해졌다. 정부가 동물병원 서비스를 향상하기 위해 진료 표준 마련 등을 다시 추진키로 한 이유다.

또 하나는 진료비 사전고지제다. 수술 등 중대한 진료에 대해서는 동물병원 개설자가 반려동물 소유자에게 사전에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간단한 진료부터 표준화된 다빈도진료까지 각 진료항목의 진료비용도 소유자가 미리 알 수 있도록 의무적으로 알려야 한다. 소유주에게 사전에 설명 없이 수술을 진행한 후 수백만원의 진료비를 청구하는 등의 사례로 인해 민원이 끊이지 않아서다.

수의업계는 동물병원 진료표준화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표준화가 선행되지 않으면 사전고지 등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연철 대한수의사회협회 전무는 “진료항목에 대한 표준화가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비용까지 넣어서 사전에 고지하라는 것은 의료계에서도 없는 규제”라며 “동물병원은 의료 서비스를 받는 주체(동물)와 비용을 지불하는 주체(소유주)가 다르기 때문에 사전고지는 오히려 분쟁만 더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문화가 바뀌고 있어 동물진료비 사전고지 등은 피할 수 없는 추세라고 본다. 농림부 관계자는 “반려동물이 증가하면서 과잉진료와 이로 인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수술 등의 중대한 진료를 하면서 소유자에게 미리 비용 등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것은 기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빠르면 내년에 시행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혜영 기자


동물병원 진료비 차이 80배…"손님 줄어도 매출 안 줄어요"



사진=머니투테이DB
사진=머니투테이DB
“어떤 수의사들은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손님이 줄어도 상관이 없다고 한다. 하루에 5명 오든 10명 오든 진료비는 부르기 나름이니까 매출은 변함이 없다는 얘기다.”(수의업계 관계자)

동물진료비는 1999년 표준수가제가 폐지된 후 개별 동물병원이 정한다. 병원 간 자율 경쟁으로 의료 서비스 수준은 높이고 진료비 부담은 낮추겠다는 취지였지만 오히려 ‘부르는 게 값’인 됐다.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 교류가 활발해졌다지만 약 5200개에 달하는 동물병원의 가격 정보를 소비자들이 항목별로 비교해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해 서울·경기 지역 소재 동물병원 50곳의 진료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진료비를 게시한 곳은 18%에 불과했다. 병원별 가격 편차는 최대 80배까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과 관련 진료항목 가격 차이가 가장 컸는데 발치가 최대 80배, 치석제거는 최대 35배였다. 중성화수술은 병원별로 약 5배 차이가 났다. 예방접종은 항목에 따라 2배에서 4.7배까지 벌어졌다. 초진료는 6.6배, 입원료는 4.5배 편차였다.

이런 정보 비대칭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동물병원 진료비를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현재 동물병원 진료비용을 비교해 주는 주요업체는 ‘마이펫플러스’, ‘펫프라이스’, ‘와글와글’ 등이다. 마이펫플러스는 지난해 제휴병원이 90개에서 올해 200여개로 2배 가량 늘었다. 개별 동물병원의 진료비를 항목별로 게시한 후 반려동물 소유주가 이를 구매하는 일종의 소셜 커머스 방식이다. 입소문이 나면서 월평균 방문자가 9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제휴병원이 전체의 5%에도 미치지 못한다. 갈 길이 멀다.

이준영 마이펫플러스 대표는 “반려동물 소유주들은 진료비를 궁금해 하고 병원마다 다르면 책정된 이유를 알고 싶어하는데 현실적으로 동물병원 관련 정보는 비대칭이 심하다”며 “소유주들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면 시장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고 가격뿐 아니라 가격구성까지 모두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소유주들은 이같은 동물병원 진료비에 경제적인 부담을 갖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동물병원 이용에 대한 인식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약 85%가 ‘동물병원 진료비에 부담을 느낀다’고 했다. 이들은 동물병원 진료비로 1회 평균 7만4700원을 쓴다고 했다. 이들은 진료비 항목과 처지 내용에 대해 ‘영수증으로 상세하게 제공 받기를 원한다’고 답했지만 상세 영수증을 받는 경우는 25%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윤미 반려동물연대회의 소비자권익포럼 대표는 “미용실만 가도 시술 가격을 다 표시해 놓도록 돼 있는데 동물병원은 비용 예측이 불가능한 게 소비자들에게는 가장 불안한 일”이라며 “지금처럼 비용예측이 안되는 상황에서는 반려동물보험이 있다고 해도 가입하는 게 유리한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병원에 갈 때마다 매번 비용으로 실랑이를 하기도 힘든 일이기 때문에 사전에 비용을 알려주고, 많이 받는 진료의 경우 표준화를 통해 평균 가격을 알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지금은 사전정보 자체가 빈약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유리한 방식이 뭔지 결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혜영 기자



진료비 때문에…작년 반려동물 13만 마리 버렸다


진료비 배짱장사 하는 동물병원, 환자 안와도 괜찮다는데…
2년 전 ‘TV동물농장’에서 소개된 유기견 ‘뚱이’는 애견용 이동장에 담겨 쓰레기 더미 옆에 버려졌다. 뚱이는 보통 체구가 작은 포메라리안과 달리 몸집이 컸는데 검사 결과 갑상선에 이상이 생겨 살이 쪘고 이 때문에 슬개골 상태도 좋지 않았다.

유기견으로 발견됐을 때 상태를 보면 피부병이 있거나 눈병이 있는 등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눈에 백내장이 낀 것 같고 초록색 눈곱이 한가득이었다”, “피부가 좋지 않고 어금니가 깨져있다” 등 유기견의 상태를 전하는 목격담이 끊이지 않는다.

병치레를 하는 반려동물을 진료비 부담 때문에 유기하는 사람은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도시문제를 연구하는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어려운 점을 ‘동물 진료비 부담’이라고 꼽은 사람이 27.3%로 가장 많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이렇게 버려진 반려동물은 지난해 13만5000마리에 달한다. 유기된 반려동물은 이미 2017년 10만 마리를 넘어섰다. 휴가철에는 더 극성을 부려 ‘유기견을 버리는 날’이란 말까지 나온다. 지난해 1월 9176마리, 2월 7879마리 수준이던 유기동물은 7월 1만4519마리, 8월 1만3036마리로 훌쩍 뛰었다.

천차만별인 반려동물 진료비 문제 해결은 여전히 요원하다. 진료비가 적정한지 알아보려면 진료기록이 필요하지만 동물병원에서는 제공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한다. 이 때문에 분쟁이 늘고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지난 4월 ‘종양 제거 수술을 위해 반려견을 동물병원에 맡겼는데 전신에 화상을 입고 앞다리가 탈구되는 등 죽음 직전의 상태로 만들어놨다’며 ‘담당 수의사를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학대 정황이 있는데도 수의사가 진료기록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반려동물 진료비 문제는 해묵은 이야기”라며 “한 질병에 대해서도 동물병원마다 진료항목을 표기하는 방법이 천차만별이어서 표준화, 코드화가 우선 이뤄져야 여러 가지 제도를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성화 수술 등 표준화가 가능한 보편적인 진료부터 적정 진료비를 정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을 것 같다”며 “제도가 단계적으로 개선돼야 펫보험도 반려인들의 하나의 선택지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윤영 기자



'동학개미군단' 봉기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머니투데이 기업지원센터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