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 또 만난다…속도 붙는 미래차 K동맹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이 지난1월2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국내 각계대표 및 특별초청 인사들과의 신년 합동 인사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21일 현대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를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미래차 협력방안 등을 논의한다. 미래차의 핵심 주제인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해 자율주행 등 다양한 분야가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정 수석부회장의 삼성SDI 천안사업장 방문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오는 21일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찾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화성시의 남양연구소는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R&D) 전진기지다. R&D 연구원과 디자이너 등 직원 1만여명이 근무한다.

업계에서는 두 그룹 총수의 2차 회동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미칠 영향에 주목한다. 삼성전자는 2017년 글로벌 1위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뒤 자율주행차용 반도체를 비롯해 전장·디스플레이 부문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계열사인 삼성SDI는 내년부터 주행거리 600㎞ 이상의 5세대 배터리 양산에 나선다.

현대차그룹도 2025년 전기차 시장 점유율 10%를 목표로 세우면서 외부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토요타-파나소닉, GM-LG화학, 폭스바겐-SK이노베이션 등 완성차업체와 배터리·전장업체의 합종연횡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의 2차 회동에서는 지난 5월 회동 당시의 핵심 주제였던 전고체 배터리 관련 추가 협력방안이 우선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2030년쯤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일본 토요타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지만 삼성과 현대차그룹이 손을 맞잡을 경우 격차를 빠르게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그룹의 협력 분야가 자율주행 기술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 현대차는 남양연구소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연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도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토요타와 미국 테슬라가 한발 앞선 차세대 배터리와 자율주행 분야에서 선두권과의 격차를 줄이려면 국내 기업들의 협업이 필수"라며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의 2차 회동이 SK와 LG그룹까지 차세대 시장을 향한 'K 동맹'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